그는 매력적이고 유쾌한 재담가이자 19세기식 신사로 숙녀들의 손에 키스하고, 그녀들을 위해 문을 열어주려 서둘러 앞장서고, 모든 계단과 경삿길에서 손을 내밀어주며, 생일을 절대 잊어버리지 않고 꽃 한 다발과 사탕이나 초콜릿 상자를 보내주고, 옷차림새나 머리 모양의 변화, 우아한 신발이나 새 핸드백에 대해 섬세한 칭찬을 보낼 줄 알며, 맛깔나게 농담을 하고, 적절한 순간에 시를 인용하며, 따스함과 유머로 대화하는 이였다.

한번은 문을 열었을 때 아흔 살된 할아버지가 유쾌하고 통통한 브루넷의 어떤 공증인의 과부 앞에 무릎을 꿇고 있는 장면을 목격했다. 그 귀부인은 자신에게 홀딱 반한 할아버지의 머리 너머로 내게 윙크를 하더니, 그녀 자신의 것이라고 보기엔 너무나 완벽한 두 줄 이를 내보이며 유쾌하게 미소 지었다.

나는 할아버지가 내 존재를 알아차리기 전에 문을 조용히 닫으며 나왔다.

할아버지의 매력의 비밀은 무엇이었을까? 나는 몇 년이 지나서야 겨우 이해하기 시작했다. 그는 남자들에게서 찾아보기 어려운 자질, 즉 많은 여자들을 위한 가장 섹시한 모습이라는 경탄할 만한 자질을 한 남자 안에 갖추고 있었다.

그는 여자가 이야기를 시작하면 입을 다물고 그 이야기가 끝나기를 참을성 있게 기다렸고, 결코 성의 없이 듣는 척만 하지 않았다. 그는 여자의 말머리를 중간에 끊지도 않고 그녀를 위한답시고 끼어들어 말을 마치려 하지도 않았다. 그는 다른 주제로 넘어가기 위해 여자가 말하는 내용을 요약하며 잘라내려 하지 않았다.

그는 여자가 마침내 말을 끝냈을 때를 포착해 머릿속으로 대답을 준비하는 동안 대화 상대인 그녀가 존재감 없이 혼자 말을 하도록 내버려두지 않았다. 억지로 흥미 있거나 재미있는 척하지 않았고, 실제로도 그랬다. 그러니까, 지칠 줄 모르는 호기심을 가지고 있었다. 오히려 그는 여자의 관심사를 무척 사랑했다. 언제나 기다려주는 것을 즐겼으며, 만약 여자가 시간이 좀 필요할 때도 그는 그러한 그녀의 일그러짐을 기꺼이 즐겼다.

그는 서두르는 법이 없었다. 여자에게 돌진하지도 않았다. 그는 여자가 끝마치기를 기다리곤 했으며, 그녀가 끝마쳤을 때조차 와락 덤벼들거나 낚아채지 않았고, 무언가 이야기가 더 있거나 그녀가 또다른 파도에 휩쓸려 움직일 때도 기다리는 것을 즐겼다. 어쩌면 그녀에게 들을 게 조금 더 있을까? 어쩌면 그녀에게 파도가 조금 더 밀려온 걸까?

그는 여자가 그의 손을 잡고 그녀 자신의 장소로, 그녀만의 속도로 그를 이끌어가도록 두는 것을 사랑했다. 그는 여자의 연주자가 되기를 좋아했다.  그는 여자를 알아가는 것을 사랑했다. 이해하는 일을 사랑했고, 여자의 밑바닥 진심을 얻기를 사랑했다. 주변에는 섹스는 좋아하지만, 여자는 싫어하는 남자들이 많다. 확신컨대, 나의 할아버지는 여자와 섹스 둘 다 사랑했다.

그것도 신사적으로 그는 결코 계산적이지 않았다. 자신의 이익만을 움켜잡지도 않았다. 결코 서두르는 일도 없었다. 그는 돛을 올려 항해하는 일을 사랑했고, 닻을 내리느라 서두르는 법이 없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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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비 할아버지와 코이찬 베이에서 점심을 하고 마침 날씨가 너무 좋아 작은 박물관 구경도하고 사진도 여러장 찍었다.

박물관 가운데 아이들이 배를 만들수 있도록 나무들을 잘라 놓은 것이 있어서 나도 뚝딱뚝딱 만들어 보았다. 집에와서 색칠을하고 닻을 올리니 돛단배가 됐다. 할아버지에게 사진을 찍을 수 있냐 물으니 한번 시도 해 보겠다며 손을 흔들거리면서 내 모습을 여러장 찍어주셨다.

   

      

나는 오늘 계획에 없었던 닻을 만들어 올렸다. 누가 내 닻에 쳐 들어 올 것인가? 나는 조용히 기다려 볼 것이다. 위의 글 끝맺음과 오늘의 우연찮은 닻 올림이 정말 신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