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il on Woods (Mocha Tulips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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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끔씩 흘리는 이 남자얘기다. 금년 8월과 11월 바로 이틀 전에 그가 보낸 메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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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 엘리샤, 그동안 엘에이는 왜 한번 안오나?
나도 하던 사업 슬슬 접고 어쩌면 이제 한국을 들어가서 살까해. 조금 일찍 은퇴하고 싶어. 사람이 얼마나 산다고. 내 하던 사진찍는일에 좀더 시간을 할애하고 싶고. 암튼 몸 조심하길 바래. 난 늘 당신의 첫 이쁜 모습을 기억하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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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년에 두 번이나 한국행을 한 것을보면 이제 미국 생활을 접을 모양이다.
잊을만하면 보내는 그의 메일, 마지막에는 꼭 이렇게 나의 이쁜 모습을 기억한다고 적는다. 으 흐 흐 흐. 한국 들어간다니 고맙기도 하다. 물론 엘에이에도 갈 일은 없지만 간다해도 이제 내 모습을 그에게 보이지는 않을 터다.
9년 전 처음 만나 딱 한 번 얼굴을 보고 헤어진 남자. 레스토랑에서 내 앞에 점심을 먹는데 갑자기 식당이 환해진다. 왜 이리 싱싱한고? 내 입에서 조용한 신음이 흘러나온다. 내 나이가 그 보다 하도 많아서  얼떨결에 “내 나이가 너 보다 조금 많어”. “했지만
*”Age is only a number” 라며 그것을 무시해 버리는 이 남자.
*가끔씩 자기의 존재를 알리는 남자.
*나를 여자로 봐 주는 이 남자.
* 사랑이라는 단어를 쓰지않는 남자.
그냥 놔 두고 볼 일이다. 9년 전 그때는 내가 그래도 당당하게 열 네 살 연하의 남자 앞에 나 설 수 있었나보다. 하이고야 지금은 어림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