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우연히 유트브에 떠 있는 고신성일씨가 생전에 방송국에 나와서 인터뷰 한 것을 보게됐다.
어느 방송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남, 녀 두 아나운서가 고신성일씨와 대담하는 것이었다. 고신성일씨는 제목이 ‘연애’라고해서 출연하게 됐다며 싱글벙글 웃는다. 마치 “연애, 하면 나 지뭐” 하는 자만심 가득한 얼굴이다. 이 방송은 지금으로부터 4년전에 방영된 것이다.
내용인즉 자기가 고 김영애씨와 진하게 사귄 얘기다. 고김영애씨는 이대 메이퀸이었고 미국에서 공부하는 대학생으로 소개되고 있었다. 고신성일씨는 그녀를 처음 보는 순간 반했고 부산으로 촬영가면서 그리로 오라고 전화해서 바로 다음날부터 뜨거운 데이트가 시작됐단다. 그때 물론 그는 배우 엄앵란씨와 결혼 한 후였다. 아내와 애인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는 이렇게 대답한다.
“마누라는 버릴 수 없는 사람이고, 애인은 버릴 수 있는 사이지요.” 이렇게 말 해놓고 조금 머쓱한 얼굴을 하더니 그러니까 내 말은 애인이란 끝까지 갈 수 없는 혹은 헤어져도 부담이 없다는 얘깁니다. 또한 마누라는 여러가지 상황이 (가족관계 사회적인 위치) 쉽게 헤어질 수 없지 않습니까?”
“왜 이혼은 안하시나요?”
“한번 결혼 했는데 뭐 이혼은 왜 해요? 으 흐 흐 흐” 이 말을 듣는순간 내 입에서 이런 말이 튀어나온다.
“나쁜눔의 시끼, 니는 아내에게도 애인에게도 나쁜 눔이다.”
금쪽 같은 아내가 아직 시퍼렇게 살아있고 또 방송을 통해서 온 나라에 이 이런 얘기가 퍼져나가는데 무슨 자랑이라고 퍼질러 대는가? 아내의 자존심은 마구 밟아도 좋단 말인가? 도대체 마음에 안든다.
부부라도 한평생 살면서 살짝 한눈을 팔때도 있을 수 있겠지만 그러나 그것이 이 세상에 자랑스럽게 공개할 일인가? 가슴 쓰리며 아파하는 아내 생각은 안해도 된단 말인가? 나쁘고 저질스런 놈. 나는 계속 이렇게 욕을 해 댄다.
아나운서들도 마찬가지다. 출연자를 부추기면서 그가 ‘미남이고, 인기있는 연기파’라며 추켜준다. 그러면서 야금야금 사람들에게 흥미있을만한 얘기들을 긁어낸다. 이것들도 나쁜 것들이다. 나는 또 욕이 나온다.
사람이 어떻게 내 하고 싶은 대로 다 하고 살수 있을까? 그가 진정 자유인이 되고 싶었다면 처음부터 혼자 살아야지 왜 결혼해서 자식낳고 아내에게 상처입혀? 계속되는 흥분상태.
어제 예배 시간에 조용완목사 설교에 고’안수현의사’ 얘기를 들었다. 이 의사는 33세의 나이로 갑자기 세상을 떴지만 그의 장례식장에는 4천 여명의 조문객들이 줄을 이었다고 한다. 집에와서 유트브에 떠 있는 그의 삶을 보고나니 머리가 숙연해진다. 짧게 살았지만 많은 사람들을 사랑했고 매월 자신의 통장을 다 털어 구제했으며, 슬픈자들을 자기 몸 처럼 위로하며 하나님의 복음을 전하며 살았던 젊은 의사였다. 그는 참으로 아름다운 사람이었다. 하루에 극적인 두 사람의 얘기를 접하면서 깊은 생각을 해 본다.
과연 우리는 이 세상을 떠나면서 무엇을 남기고 가야할 것인가?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