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첫 주일, 내가 전 교인들을 대접하는 날이다. 이제 얼마 안 있으면 2018년도 다 지나간다. 일년동안 이런저런 교우들로부터 대접을 받았으니 나도 그 보답을 하려고 준비중이다. 일단 깍두기 2통을 근사하게 담궜다. 메뉴는 배추와 콩나물 그리고 타로를 넣고 푸~욱 끓인 된장국이다. 국물이 진하게 나와야 된장국이 맛있으니 심혈을 기우려 볼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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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일찍 피 검사가려고 어제 저녁 8시이후부터는 물만 마셨다. 내 백혈구가 떨어져있다고 3개월에 한 번씩 피 검사를 하자는 의사의 권유에 의해서다. 아침 8시반에 어느분과 스타박스에서 약속이 있어 나갔지만 나는 커피를 마실 수 없어 더운 물만마셔야 했다.
10시에 동네 LifeLabs에 문을열고 들어가 서류를 접수하니 한 시간 정도 기다리라고 한다.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 앉아 책을 보기시작했다. 내 앞에 와서 의자에 앉아있는 사람들이 9명이었다. 이 사람들 다음에 내 차례면 그렇게 시간을 많이 잡아먹는 것이 아닌데 하면서 의문을 가지기는 했었지만 뭐 사정이 있나보다 하면서 얌전히 기다렸다. 그러나 한 시간이 지나도 내 이름이 불려지지 않는다. 그런가하면 나중에 온 사람중 나 보다 먼저 불리워가는 사람도 있다.
“이게 뭐지?” 나는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두리번거리며 살피는데 높은 벽에 컴퓨터가 걸려있고 오른쪽에 사람이름이 뜨는데 내 이름도 들어있다. 순서를 보니 아직도 나는 12번째다. “허이구나” 리셉션에게가서 물으니 다른 사람들은 집에서 미리 예약을 하고 온 사람들이란다. 나는 아직도 한 시간은 더 기다려야 한단다. “뭐요? 언제부터 이런일이…”
이 랩에는 언제나 먼저오는 사람 순서대로 서비스를 받아왔는데 내가 모르는 사이에 이렇게 제도가 바뀐 것이다. 나는 다음일이 있어서 한 시간은 더 참을 수 없어 웹 주소를 받아 집으로왔다. 11시 반에 집에와서 브런치를 먹으면서 “세상(제도)이 너무 많이 바뀌고 그것도 너무 빨리 돌아가 참 머리가 아프다.”며 혼자 툴툴거려본다.
이제는 영어와 컴퓨터를 못 하면 병원 가서 서비스 받는것도 남의 도움을 받아야 할 판이다. 컴퓨터로 예약을 하려고보니 당연 내 신원을 Register 해야하고 카렌다에 내가 원하는 시간을 받으려하니 가장 빠른 시간이 오후 1시30분 부터다. 그러니까 오전 예약은 모두들 다른 사람들이 가져갔다는 얘기다.
하이고야, 이런일이… 12월 다 뒤져도 오전 예약은 없다. 그도 그럴것이 누가 오후에와서 피를 뽑겠는가? 피를 뽑기위해서는 10시간 굶어야하는데 저녁먹고 굶으면서 아침 먹기전에가면 딱 좋지만 오후에 가야된다면 그때까지 아침과 점심 굶어야하니 하루를 허비하게 되는 일이다.
수 없이 컴퓨터를 두드리며 노력한 결과 다행히 11월 중 8시 50분것을 예약 할 수 있었다. 인간은 점점 멀어지고 오직 기계와만 소통하는 세상이 너무 싫다. 다음 세대는 또 어떻게 살아갈련지 심히 염려스럽다.
**참고로 이곳에 사는 분 중에 피 검사를 오래 안 하신분을위해 미리 예약하고 가라고 사이트를 알려드린다. www.booking.lifelab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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