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를 산책하면서 이맘때 쯤이면 이곳에 크리스마스 장식을 보게된다. 누구지? 왜? 이렇게 생각하면서 지나치곤 했는데 지난 토요일 그 이유를 알게됐다.  내가 이곳을 지나갈 때 마침 어느 초로의 부부가 나무에 성탄 장식을 매달고 있다. 멈춰서서 물었더니 자기네 개가 이곳에서 크리스마스 즈음에 죽었다면서 그 날을 기리기 위함이란다. 참… 아름다운 호수에서 마음착한 부부를 만나고 온 날이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예정대로 어제 교회식구들에게 국밥을 제공했다. 일찍 12시 1부예배를 드리고 1시부터 우리목장에서 온 두 집사들과 교우는 아니지만 나를 돕기위해 자청해온 도우미 Jane까지 네명이 척척 손을 거둬붙이고 일 하기 시작했다.

커다란 밥솟 3개에 쌀을 앉히고 멸치와 다시마 대파로 울려낸 국물을 각각 네 곳에 나누어 다시 한번 끓였다. 박사모, 박현정, 이혜미, 권은혜집사들이 육수 한통식을 보태줘서 내가 가져간 국물과 충분히 맛있는 육수를 준비하게됐다.

여기 배추 씻어줘요, 아 콩나물도요, 타로 3개와 감자 그리고 양파는 껍데기 깍아주고요…

아내가 교사로있어서 남편인 이부환집사를 대타로 보냈는데 어찌나 부엌일을 잘 하는지 여자 두 몫은 한다싶다. 국물이 끓을 때 배추와 콩나물 양파를 넣고 푹 끓인 후 된장을 푼다. 마늘을 다져 기름을 내면서 고춧가루 한 숫깔 넣었다. 마침 가져간 된장이 해물된장이어서 국에서 해물냄새까지 난다며 부엌에서 모두들 코가 벌름벌름. 아이들 국은 매운 것 없이 슴슴하게 만들고.

떡 한 판 쪄 간것의 일부와 도토리 묵 쑨 것 그리고 고사리 나물은 어른들 상에 만 올려드렸다.

아, 깍두기. 모두들 “으 흐 흐 흐” 모부림을 치면서 먹었다고 한다. 깍두기는 김치통 2통을 가져갔는데 남은 한통은 일 한 사람들과 혼자 사는 분들에게 다 나누어 주었다.

짐 보따리가 어찌나 많았는지 끝나고 남은 짐을 집까지 끌고 들어와서 정리하는데도 시간이 상당히 걸린다. 어제 저녁에는 아무것도 안 하고 가벼운 영화와 음악듣고 일찍 잠이 들었는데 새벽 4시부터 잠이깨어 서성인다. 부엌일을 도와준 분들과 즐겁게 식사해준 모든 교인들이 있어 참 행복하다. 미지의 또 하루를 시작한다 오늘은 무슨일이 나를 놀라고 기쁘게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