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정대로 점심시간에 손님이 다녀갔다. 밴쿠버에서 남쪽으로 멀리가야하는 칠리왁에서 어제 패리를 타고 온 사람들이다. 엄마와 아들의 방문은 낮 12시30분이었다. 오래 전에 우리집에 오기로 약속 한 가족인데 내가 식당에가서 점심을 사려고하니 “집 밥요 집 밥이 그리워요.”라며 우리 집 밥을 고수했다.
우짜겠나. 영차영차~~ 아침 일찍 일어나 요것저것 준비한다. 손님이 올 때 떡을 찌는 것은 이제 기본에 속한다. 먹고 남는 것은 싸가지고 가는 것도 역시 기본이다. 함박 웃음을 짓고 흐뭇해하며 떠나가는 손님 뒷 꼭지가 참 보기 좋다.
우리는 여성회에서 만났는데 그리 오래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내 글에 늘 이런저런 관심을 가져주는 독자다. 아들이 이번에 성적표를 잘 받아왔다면서 아들을 만나면 격려를 부탁한다고 했다. 나는 불야불야 커다란 카드를 만들고 안에 근사한 문구를 집어넣으면서 아들의 사기를 북돋아 주었다.
아이는 아이답지 않게 고사리와 연근도 잘 먹는다. 튀김과 갈비 살등 모든 음식을 즐긴다. 엄마는 오늘 식단이 아들이 모두 좋아하는 것 이라며 더욱 더 좋아한다. “나도 엘리샤씨처럼 긍정적으로 살려구해요. 늘 도전 받고 있어요.” “우리 모두 열심히 살다 갑시다.” 이틀전에 새로 담근 깍두기와 오이 김치 그리고 떡과 연근을 담아 보냈다.
내년 제 8회 아일랜드 나잇에 부를 노래를 진작부터 정해놓고 연습 중이다. 이번에는 독창을 하겠지만 아들이 기타를 배우고 있는데 아들의 기타 솜씨나 늘어나면 아들과 함께 둘이 무대위에 서는 꿈을 꾸는 엄마다. 아일랜드 나잇이 사람들에게 꿈을 심어주고 있다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
“엘리샤씨 언제 책(Island Story) 낼꺼예요?”
“아마도 1만회가 될때쯤요.”
“아, 그럼 내가 그때 편집과 교정을 봐아드리면 어떨까요? 미리 찜 합니다. 과거 경험이 많이 있어요. 도와 드릴께요.”
“와, 고마워요. 그러니까 1만회가 되려는 나는 반드시 90은 훌쩍 넘어야하고 정신도 지금처럼 또렸해야 되는데 하나님께서 그렇게 보살펴 주셨으면 좋겠어요.”
몸이 나 처럼 건강하지 않는 엄마이기에 염려스럽다. 편히 운전하고 가기를 기도하며 자리에 든다.
이렇게 나는 90살 넘어서의 계획도 가지고 있다.
아일랜드이야기 1만회 때는 정말 근사한 파티를 할 것이다. 요상한 할머니모습, 아마도 미니를 입고 나서지 않을까 싶다. 가짜 부라도 큰 것으로 집어넣고 될수만 있다면 높은 하이힐을 신고 나서는 거야. 누가 뭐라겠어? 할마시가 정신이 뽕 갔나부다 하겠지. 난 정상일 테니까 그런것 신경쓸 것 없다구. 그때는 머리도 빨갛게 물 들일꺼야. 참 엉덩이에도 쿠션을 집어 넣어야겠지. 지금도 뒤로보면 올드 미스라고 하는데 그때까지 그렇게 불러주면 좋겠구먼. 으 흠 흠 흠 (헛소리인가? 얼른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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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10도 흐리고 비 지금 밤에는 폭풍이 분다. 창을 때리는 빗 소리가 요란하고 나무들이 휘어지는 소리도 들린다. / 저녁 6시30분에는 12월 마지막 문학회가 있는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