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달 전에 그려놓았던 바가지에 이빨뽑는 그림 전달식이 있었다. 오크베이 덴탈 Dr. Adam Pite. 너무 좋은 의사선생님 / 착하고 성실하며 환자들에게 지극히 친절하다 / 온 직원이 다 그렇다. / 의사 선생님은 너무나 감격하여 금년 크리스마스에 최고의 선물 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의사 선생님이 우리가 옛날에는 실로 이빨 뽑았다는 것을 알고 너무나 신기해 하며 놀란다. 물론 나도 우리 아이들 실로 뽑아주었다. 여기 서양에서는 아이들 이빨을 어떻게 뽑았는지 알아 보아야겠다.
내가 참고로 이 것 여기 걸어두면 서양 사람들 다 집에서 아이들 이빨 뽑고 치과에 안 올테니 집에 걸어두라고 했더니 껄껄거리며 한 없이 크게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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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부터 슬슬 시작한 Kitchen Renovation이 이번주 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월요일 아침부터 부엌 찬장속에 있는 물건들을 다 덜어냈기 때문에 밖에나온 물건들이 밥통 및 주방기구 일체와 그릇들, 양념통들, 집기들, 기름병등등이 온통 폭탄맞은 집 처럼 어지럽게 집안 가득히 널려있다.
높은 곳 혹은 안 보이는 속 안에 있던 것들이 내 손에 끌려나오면서 “아이고야 시원하다. 이제야 세상 구경하는구나 “며 고개를 든다. 물건들을 살피면서 “아, 이런것이 있었지. 어디갔었나 했는데 여기 있었구먼, 혹은 몇 해 동안 쓰지 않은 물건들은 중고품 가게에라도 도네션 하지 않았는지… 하는 생각이 든다.
찬장을 뜯어내지 않았을 때의 우리 부엌 찬장은 찬장문에 유화로 동양적인 시리즈로 그림들을 그려놓았기 때문에 처음보는 사람들은 “와, 멋져요. 이런 찬장문은 처음 보네요.”라며 감탄들을 자아내곤 했다. 그런 말을 들으면 나도 기분이 좋았고 이렇게 몇 년의 시간이 흘렀다.
부끄러운 얘기지만 이번에 찬장속의 진목을 살펴보니 양념등 오래되어 버려야 할 것들도 제법있고 쓰지 않고 구석에 쑤셔박아 놓은 물건들도 보인다. 지금 우리 부엌의 정경을 보면서 마치 내 속에 들어있는 나쁜 것들이 들춰진것 같아 가슴이 뜨끔하다.
그렇지 않은가? 겉은 멀쩡하게 보이는 나 지만 내 속에 들어있는 그 나쁜 것들을 생각해보라 마치 우리 집 찬장 속에서 나온 물건들과 같지 않은가.
나는 매일쓰는 그릇을 dish washer에 넣고 소독도 하고 그래도 찬장도 나름 한 번씩 깨끗하게 정리하면서 살아온다고 자부해 왔는데 더 구석에까지는 감찰을 못 한것을 생각해보니 부끄럽다.
하나님께서 내 속을 이렇게 낱낱이 감찰하고 계실것을 생각하니 겁이 더럭난다. 나를 비방하는 사람이 있으면 나도 똑 같이 그를 미워하는 속 좁은 생각은 내 찬장속의 기름때 같이 보인다. 나보다 더 약한 사람이나 가난한 사람에게 선듯 손을 펴지 못하고 움켜쥐려는 이 욕심 또한 찬장속의 때와 무엇이 다르랴.
널부러진 찬장속의 물건들이 내게주는 교훈은 실로 크다하겠다. 이것들이 제 자리로 들어가려면 아직도 한 열흘이나 걸를 듯 하다. 하나님께서는 그동안 내내 나를 더 깨끗이 씻기를 원하고 계신다.
** 지난 주 내가 맨붕온 날 매리형님과의 약속을 못 지켜 정말 미안하지 않았는가? 오늘 약속은 정확하게 지켰고 우리는 함께 점심 식사를 했다. 내가 몰랐던 식당을 형님께서 알려주셔서 둘이 흐믓하게 점심먹었다. 매리형님은 81세신데 열심히 운동하면서 스스로 건강을 지켜나가고 계신다. 내게 아주 귀여운 인형을 선물로 주셨다. 우리 손녀에게 주라고 하시면서. 기쁘고 감사한 만남이었다.
** 내 머리 천연 염색 ‘해나’를 소영선님으로부터 선물 받았다. 이래저래 나는 아직 늙게 보일수가 없는가보다. 이 ‘해나’는 오래쓰면 점점 밝은 천연 붉은색으로 염색된다고 하니 앞으로 흰 머리가 아니라 해나로인해 도리어 젊어질 것이라며 응원해 준다. ‘감사,감사’한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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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10도 맑음 / 어제는 부엌 전선이 다 끊겨져 있어서 글을 못 올렸다. 깜깜한 부엌에서 더듬 거리며 걸어가면서 밝게 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축복인지도 깨닫게 됐다. 부엌 고치면서 여러가지로 깨닫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