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icia, I have a few days left to live. Perhaps it will be the last conversation.” 금년 2월 말경에 박사님을 만나고 온 후 여러번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다. 그래도 전화 벨이 가는 것을 보면 아직 전화기가 중단 되지 않았다는 증거라 혹시나 싶어 전화를 걸었다. 여러번 벨이 울리는데 받지 않아 끊으려는 직전에 “Hello”라는 박사님의 음성이 들려온다.
“엘리샤예요. 박사님 그동안 왜 전화를 못 받으셨나요? 아직 병원인가요?” 나는 궁금한 것이 많아서 계속 질문을 퍼부었다.
박사님의 사연은 이러하다. 지난 10개월동안 여덟번의 스트록으로 온 몸이 만신창이가 되었고 5개월동안 양쪽눈이 안 보여서 모든것을 간호원에의지해 살아왔단다. 물론 언어도 잃어버려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이라는 것은 아무것도 없어 살아있는 것이 무의미 하며 계속 죽기를 갈구 하고 있다고 한다.
그 이후 말을하기위해 열심히 나름 노력해서 이렇게 다시 말을 할 수 있게됐고 눈도 왼쪽은 보여서 그나마 조금 다행이란다. 그렇다고 다시 좋은 몸 상태로 회생한다는 얘기가 아니란다. 매일 죽어가는 육체와의 싸움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한다.
내가 크리스마스 전 날 밴쿠버에 나가는데 방문해도 되겠냐고 물으니 그러지 말라고 한다. 죽어가는 모습을 보여주기 싫고 지금 자기의 모습이 송장이나 다름없다면서 옛날의 자기를 기억해 주는것이 더 좋겠다고 말 한다.
지금은 병원에서 나와 집에서 Care Giver의 도움으로 매일 살아가는데 앞으로 며칠 안 남았다며 울음을 터뜨린다.
“Alicia, This is my last life”
나는 할 말을 잃고 해 드릴 수 있는 말이 “마지막까지 기도해세요. 그럼 우리 천국에서 만나요. ” 였다. 하나님의 존재를 인정하는 분이니 분명 천국을 아실 것이다. 오래전에 내게 그렇게 말 해준 박사님아닌가.
“엘리샤, 하나님은 계신답니다. 내가 모든 생물체를 연구해 보면서 창조주가 없다면 인간이나 모든 사물이 이렇게 신기하게 만들어 질 수가 없지요. 우린 다 아름답게 살아가야 해요.”
병원에서 집으로 돌아온 것도 너무나 감격해 한다. “드디어 내 집으로 돌아왔어요. 내 집요. 내가 정들고 살아왔던 집 말입니다. 옛날처럼 다시 살아갈 수는 없지만 여기서 내 인생을 마감하게 된 것도 감사하답니다. 병원에 있어보니 나 보다 더 절망적인 환자들이 무수히 많았어요. 나는 빨리 죽고 싶어요. 너무 힘들거든요. 병원에서는 나를 죽이지 않아요. 왜? 나를 살리려고 하는지 나는 내 생명이 여기까지라는 것을 알고 있는데 참으로 현대 의학 때문에 환자가 더 고통받고 있소.” 하면서 마지막 말을 한다.
“Thank you so much for calling. I Love you.”
“See you in the Haven.”
“Yes…” 나 빨리 죽고 싶어요. 박사님은 계속 울면서 전화를 받는다.
수화기를 내려놓고 나니 내 마음도 참 힘들다. 이제 박사님과는 영원히 헤어진다. 천국의 소망이 있기에 그래도 힘차게 응원해 드렸다. 박사님께서 더 많은 고통없이 천국 가시기를 기도드리며 자리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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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7도 4도 / 맑음 / 부엌 공사 하던 분 중 한 분이 손에 갑자기 심한 통증이 와서 응급실로 모셔 가야했다. 3 시간 넘게 주리를 틀고 기다려 X-Ray를 찍고 운전 못하니 집까지 ride 해 드리고 오니 밤 열 시가 넘는다. 다행히 뼈가 부러진 것은 아니고 손을 너무 많이 써서 그렇다고 당분간 일(손)을 쉬라고 의사선생님이 말해준다. 내일부터 내가 망치들고 스쿠르 돌려야 할 판이다.
오랫만에 교회 금요기도회 갈 계획을 세웠지만 그럴 수 없었다. 매일 무슨 일들이 일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