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일 부엌 수리때문에 드르륵 드르륵 소리가 요란하다. 낮에 찬장을 조립하는데 전문가 없이 하려니까 조립했던 찬장 박스들을 다시 풀기를 여러번 했다. 왼쪽에서부터 만들어오던 찬장을 마지막에 벽과 딱 맞게 맞추는 것이 참으로 힘들다. 세 단계로 되어있는 무거운 찬장을 어떻게 딱딱 맞게 옆에 것들과 일렬로 세울 것인가? 더우기 새 집이 아니고 있던 찬장을 뜯어내고 구조를 바꾸는 일이니 쉬운 일은 아니다.

“잘못 했구먼요.”라는 일 하는 분의 소리에 가슴이 철렁하다.

“그럼 우짜겠어요?”

“다시 못을 뽑아서 교정해야합니다.” 낮 동안 한 일들을 다시 푸는 작업에 들어간다.

“어머나” 나는 작은 한숨을 쉰다. 이것도 옷 만드는 것과 같다. 나도 옷 만들때 잘 못 박아서 다시 튿는 일이 가끔씩 있는데 시간을 배로 잡아 먹는다.

‘부엌~’ 하면 찬장과 설합이 있는 것을 다 알지만 언제나 무심히 보아왔다. 나와는 상관 없는 일, 이런것은 목수들이 하는 일로만 생각해 왔는데 이번에 찬장을 조립하는 것을 눈여겨 보니 손재주가 있고 힘만 있으면 스스로 찬장을 조립해서 벽에 박은 것이 그리 어려운 일이다. 힘이 있으면 다 할 수 있는 일이다.

낮 동안 씨름하던 찬장이 일렬로 쫙 맞춰지니 어찌나 기분이 좋은지 모른다. 불가능할 것 같던 일이 풀린 것이다. 나무라서 치수가 맞지 않으면 조금도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적당히 일 할 수 없는 것이 나무 일이다. 나무일은 재봉일과는 조금 다르다. 천은 유동성이 있어서 한쪽이 조금 짧으면 긴 쪽을 자르든지 혹은 짧은 쪽을 박음질 할 때 위에 올려놓고 조금씩 잡아 당기면 둘을 같이 맞출 수 있다.

힘들었지만 짝을 맞추고 자리에드니 기분이 좋다.

** 내일은 전문 건축가 앨런 교장선생이 오기 때문에 이런 일을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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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6도 비/ 구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