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해나로 염색하면서 양 옆 머리카락에 해나를 충분히 칠해주지 않아서 흰 머리카락이 제법 많이 보인다. 다시 해나를 하려니 반죽을해서 하루 정도 가루가 떡 처럼 엉겨져야 하고 또 점점 더 빨갛게 될 것 같아 망설여진다.
마침 내일 떡국 준비를 하면서 국물에 넣을 감자를 벗기게 됐는데 감자껍질 삶은 물로 염색이 가능하다는 ‘아일랜드 이야기 2386’이 생각난다. 타로는 내일 아침에 벗기려고 아직 대기 상태다. ‘옳치’ 버리는 감자 껍질 이럴때 한번 시도 해 보면 어때? 나는 즉각 행동에 들어갔다.
닭 국물을 끓이면서 한 쪽 스토브에는 감자껍질을 수북히 넣고 약 40분 동안 삶아 유리병에 담아놓았다. 원래 20분 삶으라고 했지만 껍질양이 워낙 많아서 시간을 두배로 늘렸다. 저녁에 샤워를하고 감자껍질 삶은 물을 옆에 삐죽히 보이는 흰 머리카락에 자꾸 비벼대니 몇 분만에 기적처럼 흰 부분이 감춰진다. “와, 와, 진짜네” 내 입에서 탄성이 터져 나온다.
해나도 머리결을 아주 좋게 해 주는 천연제품이라서 가끔 쓰고 싶은데 이 감자 껍질 준비하기가 너무 간단하고 검은 내 머리 색깔을 유지 할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돈도 안들이고 물을 끓여 냉장고에 넣어두고 수시로 머리에 바르고 문지르기만 하면된다. 일주일에 두 번 정도 하라고 하는데 횟수가 많으면 더 효과가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지난 번에 앞으로 흰 머리로 다닐꺼라고 글을 썼었는데 천연 해나와 감자껍질을 적당히 사용하면 흰 머리카락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이제 끝.
늙다니, 내가 왜 늙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