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하얀색 꽃이핀 올키드 화분 하나를 사가지고 예정대로 바비 할아버지댁을 방문했다. 할아버지는 얼굴이 수척해 있었고 의자에 앉으면 혼자서 일어 나지 못하고 두 사람이 양쪽에서 부축해야 일어날 수 있다. 이제 부득이 wheel chair 신세를 지게됐다.
나와 조금 얘기 하더니 아내에게 “엘리샤가 왔으니 나 엘리샤와 함께 이층에 올라가 자전거를 타고 싶다.”고 말한다. 할아버지는 아직도 자신이 옛날처럼 움직일 것으로 생각하지만 어림없다. 자전거를 아래층으로 내려 놓기로 하고 할아버지를 진정 시켰다.
몇 년 전우리 교회에서 야외 예배를 가던 6월이었다. 점심식사 후 전 교인이 게임으로 들어갔는데 그룹으로 줄 넘기를 하는 것이었다. 한 사람이 부족하다고해서 내가 줄넘기에 들어갔다. 대 여섯 번 줄을 넘길 때 까지는 그냥 견딜 수 있었는데 점점 내 다리에 힘이 빠지는 것을 느끼게 됐고 급기야 우리 그룹은 내가 줄에 걸리는 바람에 등수에서 밀려나게됐다. 얼마나 당황 스러웠는지 모른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일을 당하고 난 후 나는 육체적으로 게임하는 시간에는 아예 멀리멀리 나무 그늘로가서 쉬고 있다.
마음은 원이로되 육신이 말을 안 듣는 것을 처음 체험 한 순간이었다. 오늘 할아버지처럼 우리는 나이를 먹으면서 자기가 좋아하던 일을 하나씩 손을 놓을 수 밖에 없다.
할아버지는 가족과 내가 얘기 하는 동안에 평소에 앉아있던 그 의자에서 졸고 있다. 나와 함께하던 시간 12월 중순까지 절대로 낮에 조는 모습을 보지 못했는데 육체의 변화가 급격히 저하되고 있다. 오른쪽에 약한 스트록이 왔는데 앞으로 어떻게 진전될련지 몰라서 가족들이 걱정하고들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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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인 중 며칠 전에 집에서 넘어져 입원한 권사님을위해 저녁에 병원에 다녀왔다. 누워 있으면 하나도 안 아픈데 걸으면 아프니 의사가 걸어도 아프지 않을 만큼 병원에 있어야 된다고 하나보다.
병문안을 끝내고 집으로 가려는 내게 권사님이 나 더러 “의사한테 이 사람 안 아프니까 빨리 집으로 좀 보내주라.”고 말 해 달란다. 내가 “네 그러지요.”라고 말하고 병 실을 나왔지만 나는 그렇게 말 하지 않고 그냥 집으로 왔다. 병원에 있으면 답답하고 음식도 맞지 않아 24시간 보내기가 여간 고역이 아니지만 의사의 지시를 무시하고 집으로 어떻게 갈 수 있단 말인가? 권사님은 내게 오래 사는 것이 너무 힘들다고 말한다.
하루에 두 연로한 환자들을 뵙고오니 마음이 편치 않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어제 나간 내 우울증 글을 읽은 독자께서 자신의 간증을 보내와서 함께 나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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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행복에 최선을 다 함이 산다는 것이고,이렇게 산다는 것이 오래되어 편해짐이 늙음이고, 영원히 쉬는 것이 죽음이라면 틀린 말일까? 사람도 아들과 딸을 장성시키면 늙고 병들어 볼품 없는 모습으로 변해가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지극히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것이다. 우리는 그와같은 모습에 오히려 존경심을 가져야 한다. 늙고 추하게 변해가는것을 두려워 해서는 안된다. 또한 죽음을 두려워 해서는 안된다. 늙으면 쉬게 되는 것이고, 죽는다는 것은 있던 것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영혼과 육체가 분리되기 때문에 더 편히 쉬게 되는 것이다. 인생은 배를 타고 강을 건너가는 것과 같으며, 강 저편에 닿으면,배를 버리고 뭍으로 올라가서 마을로 걸어 들어가는 것이다. 육신은 버리고 가야만 하는 배요, 영혼은 마을로 들어가는 나그네인것이다. 그 나그네는 거기서 영원히 사는 계속적인 존재인 것이다.
추후: 나(김명정)도 늙고 힘이 쇄약해 지면서 이 집안에 필요없는 존재가되는 마음이 들면서 심한 우울증에 시달려 죽음(자살) 직전 까지 갔다가손주 4명을 돌보면서 내 할일이 있다는 것이 우울증에서 벗어났다.(간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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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8도 4도 / 흐리고 맑기도 했음 / 수영다녀옴 / 저녁은 월남국수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