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아홉 달 동안 돌봐 드리던 할아버지가 깨어나지 못하고 중환자실에 들어갔다고 가족이 울면서 전해왔다. 어제 밤 수술실로 들어가면서 한 시간 동안 의사가 가족에게 할 말을 하게 했다고 한다. 할아버지는 가족에게

“내가 용기를 내어 다시 돌아올께. 그러나 혹 다시 못 본다해도 그동안 내게 잘 해줘서 너무 고마웠어. 난 정말 열심히 살았고 후회없이 행복하게 잘 살았어. 참, 그리고 엘리샤한테도 고마웠다고 전해줘.”

가족이 내게 전화하면서 너무 슬프다며 또 운다. 내가 그 가족에게 말해주었다. “우리모두 다 할아버지처럼 갈 것이다. 그러니 매일매일 후회없이 살다 가자고.”

너무 급격히 찾아온 할아버지의 건강상태가 의외다. 식단은 언제나 아침에 과일 한 접시, 빵 한 조각, 점심은 외식, 저녁은 우유와 시리얼, 그리고 바이타민. 거기에 술 담배는 아예 입에도 못 된다. 매일 30분씩 자전거 돌리기를 빠짐없이 하던 할아버지 , 젊었을때는 매 주 마라톤 30마일씩이나 하던 할아버지. 열심히 일 해서 돈도 많이 벌었던 할아버지.

가족은 내게 말 한다. “나를 힘들게 하지 않게 하려고 이렇게 빨리 가시는가봐요.” 사실 그동안 가족이 내게 전해준 말은 “이제 할아버지는 병원에서 집으로는 갈 수 없고 양로원으로 가야할 것 같다고 말했는데 양로원에 가지않고 바로 세상을 뜨게되었으니 나를 힘들지 않게 하기위함인가봐요.”라 말 한다. 중환자실이라서 가족외에는 면회가 안되니 나는 가 볼수 없지만 편안히 가시도록 기도만 해 드린다.

그 넓은 저택, 숲 속 공원같은 정원, 두 개의 금붕어 연못에는 여름이면 온갖 수초가 올라오고 연꽃이 사이사이로 피어오르던 연못이다. 따뜻한 날이면 벤치에 앉아 멀리 바닷물을 쳐다보며 시간 보내던 할아버지, 의사가 102살까지는 살겠다며 웃던 할아버지, 그러나 88.5세로 생을 마감하게된다. 내가 정원일을 좀 하려면 나무라면서 “너의 할 일은 그것이 아니다.”라고 말 하던 할아버니. 함께 영화보다가 내가 잠이 들어도 오히려 담요를 덮어주시던 할아버지. 지난번 뵌게 마지막이라니. 더 찾아가봐야지 하면서도 눈 사태를 핑게로 곧 바로 집으로 달려갔던 일이 후회스럽다.

어릴때 성당에서 신부님을 도우며 성찬식을 준비했고 또 성도들에게 포도주와 떡을 나누어 주었다던 할아버지, 그의 몇 해 안되는 신앙생활도 하나님은 기뻐히 받아주실 줄 믿는다.

“할아버지 그동안 고마웠어요. 아프지 않는 곳에서 편히 지내세요. 그리고 우리 또 천국에서 만나요. I love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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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4도 1도 / 매우 쌀쌀함 (마치 한국의 겨울 처럼 차갑다)

** 부엌에 완성됐다. 타일 때문에 중단되었던 부엌이 앨런 선생이 아프리카에서 2 주전에 돌아와 도움을 청했다. 어제 밤 까지 전등달고 마무리 했다. 이제 부분적으로 남아있는 나무 바닥은 재료를 오더 했으니 3주 후에 배달될 것이다. 아무튼 2개월이 넘어서 이 처럼 예쁜 모습으로 나타나게 됐다. 벽에 올릴 모자익 아트는 시간 나는대로 조금씩 만들어 갈 것이다. 그동안 재료를 사고 바꾸고 하면서 홈디포를 내 안 방 처럼 들락거렸다. 휴~

** 커피샵에는 이 번 주도 이틀 정도 나간다. 나의 나이를 감안하여 동료들의 배려가 있었다. 고맙고 또 고마운 우리 동지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