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아는 벗이 내게 석영중교수의 강의를 한번 들어보라고 권했다. 이 석교수는 참신하고 박식하게 참 말을 잘 하면서 막힘이 없고 진지했다. 러시아 작가 연구가인 석 교수의 ‘톨스토이 연구 강의’를 소개한다. 톨스토이의 생애와 불륜 참회 그리고 매우 인간적인 그의 삶을 조명해보는 귀한 강의다.

톨스토이의 안나카레니나 중

지주인 레빈은 농부들과 풀베기를 하는데 그가 하는일에 커다란 변화가 일어나고 있었다. 그 시간동안은 그가 하는 일을 잊어 버렸다. 일이 쉬워졌다. 그러나 일단 그가 하고있는 일을 보다 잘 하려고하면 그는 갑자기 일의 어려움을 느끼게 된다. 풀베기가 잘 안된다. (몰입의 효과)

‘낫이 저절로 풀을 베었다.’ 그런때가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 낫 그 자체가 생명으로 가득찬 육체를 움직이기라도 하듯이 일에 대해서는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데도 일이 저절로 정확하고 정교하게 되어갔다. 그런때가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

행위주체자는 사라지고 행위가 저절로 이루어지는 경우 (무아지경)

몰입 / 자아해방 / 의식해방 / 시간의 흐름 망각 / = 세상과의 진정한 교감을 이룰 수 있다.

함께 풀을베고 점심을 먹으며 농부의 사사로운 집안 이야기를 들으니 농부와 벽이 허물어지는 현상 즉 신비한 유대감을 형성하게 된다.

** 말이 많아질수록 거짓대화가 늘어난다는 반증 / 끊임없이 말을 한다는 것은 다른말로 상대방의 말을 듣지않는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 진정한 소통 – 말은 자제하고 듣거나 보는데 집중

** 침묵속의 응시 – 응시를 하는동안 전쟁이라든가 재판이라는 일체의 조건을 초월한 인간으로서의 두 사람 사이에 맺어졌다. 이 순간 그들은 다 어렴풋이 무수한 사물을 느꼈다. 그리고 그 들은 둘 다 인류의 아들이자 동포라는 것을 깨달았다. – 전쟁과 평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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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개인적으로 그림을 그리면서 이런 경험을 여러번 해 보았다. 한참 그림 그리기에 몰입해 있을때 붓이 저절로 물감을 찍어오고 다음에는 그 물감이 캔버스로 올라가곤 한다. 매번은 아니지만 정말 세상을 잊고 그림을 그릴때는 그렇다. 가장 행복한 순간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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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현재 3도 / 맑음 / 교회 다녀옴 / 내일은 가게 케이터링이 있는 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