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아랫집에서 찍어온 해바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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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27일자 ‘아일랜드 이야기 – 2444’에 할아버지가 마지막이 될 것이라는 의사의 말에의해 할아버지와 가족이 서로 마지막 말을 서로 주고 받았다고 글을 썼다. 그때 할아버지는 가족에게 “고마웠다. 후회없다.”로 남은 가족에게 말하고 수술실로 들어갔었다.

의사의 예상을 뒤 없고 바비 할아버지는 다시 살아나셔서 오늘까지 숨가쁘게 하루하루의 삶을 지탱해 오고 있다. 물론 나는 그동안도 여러번 병원을 방문했었는데 낮에 가족으로부터 “오늘은 정말 떠난다고 하니 마지막 배웅을 하서려면 오세요.”라는 문자가 들어온다.

마침 볼일있어 시내 나갔다가 집에 들어가는 길이라 병원에 들렸다. 할아버지는 그야말로 해골 모습으로 눈을 감은채 가쁘게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가족과 나는 함께 붙들고 울면서 할아버지의 임종을 지켜볼 참이었다. 한 사람 두 사람 그동안 할아버지를 알아왔던 사람들이 병실로 들어와서 같이 울면서 할아버지 귀에대고 “사랑해요. 편히 가세요. 천국에서 만나요.” 등등의 마지막 인사를 드렸다.

나는 파킹 시간이 다 되어 집으로 돌아와서 병원에서의 소식만 기다렸는데 저녁에 들어온 문자는 이렇다. “할아버지가 또 잠잠해요. 언제 그랬냐는 듯이요… 의사도 당체 모르겠다는 구먼요… (어머나.. 내 문자) 그러게요. 다시 평정을 되찾았어요. 할아버지는 우리를 놀라케 하는게 재미있나봐요….!!

이 시간까지 운명했다는 소식이 없는 것을 보니 바비 할아버지는 이생의 아쉬움이 너무 많은가보다. 남은 가족은 그래도 2주동안 잠도 병실에서 자면서 다 못다한 얘기들을 주고 받았다며 하나님께 하루라도 더 살게 해 달라고 졸랐던 기도가 이루어 졌다며 좋아한다.

평소에 교회도 안나가던 사람도 마지막 순간에는 하나님을 찾는다. 그래도 인자한 하나님께서 그런 기도도 들어주시니 정말 넉넉한 분이시다.

나는 바비 할아버지 손을 잡고 기도드렸다. “하나님 바비 할아버지를 꼭 천국으로 보내주세요. 어릴때 성당에서 많은 성도들을위해 성찬식을 준비하고 신부님을 도와 성찬식에 참여했던 3여년의 시간을 꼭 기억해 주세요.”

해골처럼 누워있는 할아버지 침대에 내 몸을 올려놓는다. 나는 과연 어떤 모습으로 이 세상을 떠날 것인가? 나는 떠나면서 내가 그동안 만났던 사람들에게 일일이 고마웠다고 혹은 미안했다고 다 인사하고 떠날 수 있을까? 거리와 시간이 안 맞아 그런 인사를 못 나누고 떠날 사람은 또 얼마나 많을까? 그러니 부지런히 더 많이 사랑하고 더 많이 노력하고 원수 맺지말고 넉넉한 마음으로 주어진 생을 즐기며 살아갈 것이다.

할아버지는 이 세상이 아직도 너무 궁금하다. 너무 아쉽다. 못 떠나고 서성이는 할아버지, 몇 날이 더 그에게 허락될련지 하나님만이 아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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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8도 / 햇볕, 우박, 구름 / 저녁무렵 웬 우박이 마당 가득히 쏟아져서 한때 눈 처럼 하얗게 땅을 뒤덥혔다. / 수영 다녀옴 / 손톱에 빨간 매뉴쿠어 바름

지난 주 사온 튜립이 지고있다. 그림 머리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