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엌 마루바닥 공사를 돕다. 재료가 서로 맞 물리게 되어 있어서 그리 어렵지는 않지만 모서리들은 수치를 재어 전기 톱으로 잘라내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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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받으세요.” 그분은 만나자마자 내게 흰 봉투를 건넨다.

“아니, 왠…” 나는 봉투를 받으면서 어리둥절했다.

지난 주부터 오늘 나를 만나러 온다고 문자를 보낸분을 낮에 만나게됐다. 아주 오래전부터 아는 사이지만 같은 지역에 살지 않은 탓도 있지만 꼭 만나야 할 일도 없었다. “그때는 정말 미안했어요. 난 철이 없었지요. 지금 나이를 먹으니 세상을 조금 읽을 수 있게 됐어요.” 이렇게 말하는 그분의 눈가가 붉어진다.

“기억하고 있지 않았는데요…” 말하는 내 눈가도 촉촉해진다.

“지난 일들은 다 잊죠. 우리는 앞으로 살아갈 날 들이 살아온 날 보다 적잖아요.”

“그래요. 그래서 더욱더요.”

“내가 다음에 밴쿠버 나가면 내가 점심사지요. 기회 주시는 거지요?”

“물론입니다.”

점심을 함께하고 다시 패리로 떠나는 그 분을 배웅하고 돌아오면서 아직도 세상은 살아갈만 하다는 생각을 해 본다. 비싼 패리값을 내고 나를 찾아와 점심을 사고 선물을 안겨주고 간 분은 참으로 용기있는 사람이다. 내 나이 70이 되는 오늘 참으로 귀한 선물을 받았다.

여기 저기서 축하메시지가 많이 들어올 뿐 아니라 평소 가까운 분으로부터는 값비싼 화장품도 선물받았다. 우리 아이들은 내 생일 선물로 “제8회 아일랜드 나잇”에 전원 참석하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딸아이는 핼리팍스에서 사위와 함께 이미 비행기 티켓을 끊어 놓았단다. 아들, 며느리 손녀까지 참석하게 될 금년 아일랜드 나잇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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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12도 6도 / 드디어 봄 날씨다. / 금요 기도회 다녀오다. 그동안 기도해 오던 18세 김재헌 형제는 뇌사 판정으로 부모의 허락아래 6개의 장기를 병원에 기증했다고 한다. 나도 그 부모를위해 눈물의 기도를 드릴 수 밖에 없었다. / 내일이면 부엌 공사가 끝난다. 3개월의 작업이었다. 제일 첫 번 손님은 당연 우리교회 성가대원들이다. 12월에 할 것을 미루어 왔다. 기도회가 끝나고 뒤를 돌아보니 마침 지휘자 심정숙집사가 있어서 3월 24일 주일 저녁에 성가대원 전원을 초대한다고 말 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