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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 클레지오의 ‘황금 물고기’ 리뷰
르 클레지오는 2008년에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다. 이 ‘황금 물고기는 르 클레지오의 작품 중 특히 쉽게 읽을 수 있는 축에 속하는데 어제부터 이틀에 걸쳐 이 책을 다 읽었다.
이 소설은 흑인 여자 아이의 성장과 표류하는 듯이 떠도는 인생을 그린 것이다. 주인공 이름은 라일라, 그녀는 아프리카 태생으로 힐랄 족 사람이다. 그녀의 부족과 불화가 있었던 타 부족 사람에 의해 유괴되어 모로코의 멜라에 인신매매로 팔려가게 된다. 아랍 지역과 프랑스와 미국을 떠돌다가 마침내 아프리카로 돌아가서 자신의 고향을 되찾게 되는 내용이다.
무수한 장소를 전전하는 그녀의 여정은 한마디로 표류라는 말로써 표현될 수 있다. 조금이라도 틈만 보이면 자신에게 덫을 놓으려 드는 세상 앞에서 그녀는 아무런 대비책도 없이 숨고 달아나며 도둑질 하는 일을 거듭한다. 그렇듯 그녀는 탁류에 휘말린 한 마리의 연약한 물고기이지만, 그러나 그녀는 태어날 때부터 황금빛을 지니고 있었던 물고기였다.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운 몸과 마음으로 세파를 헤쳐나간다.
그녀는 그녀의 부모와 진짜 이름을 모른다. 사람들은 계속 그녀에게 여러가지 이름을 붙여주면서 나이를 먹어간다. 정규 교육을 받을 여건이 안되지만 만나는 사람에 의해 배우고 노력하면서 여러가지 언어를 구사하게되고 마지막에는 그녀에게 있던 음악성이 두각되어 카페에서 노래부르는 일을 하면서 잠시 행복한 시간을 가져 보기도 한다.
프랑스는 과거 제국주의 시절, 영국과 더불어서 엄청난 식민지를 가지고 있었다. 아프리카 역시 그들의 식민지였으며 흑인들을 노예로 팔아 넘기기도 했다. 작가가 라일라가 팔려간 지역을 모로코의 멜라로 지정한 것도, 과거 제국주의가 팽배했던 시절에 있던 독일과 프랑스 사이의 모로코 위기나, 북아프리카 지역에서 인신매매가 이루어지는 장면을 통해 그 당시의 그릇된 행태를 상기시키려고 한 것이다.
이 소설은 제3세계 하층민들의 삶을 다루는 과정에서 감성적 깊이를 다시 발견하게된다. 슬프고도 기쁜 감성의 운명적 흐름을 이루기도하고 현장성이 생생하고 직접적으로 전달되어, 작가의 따뜻하면서도 예리한 시선을 감지 할 수 있는 작품이다.
주인공 라일라의 표류가 조금씩 항해로서의 의미를 키워가는 장면은 마치 연어의 회귀 같이 생각되어 진다. 작품속의 시대는 1960년대 후반~1970년대 초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세상은 아직도 많이 어둡고 춥고 배고픈 시대였다. 라일라의 표류에서 우리는 많은 것을 생각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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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15도 6도 / 맑음 /
*평소 존경하는 형님과 월남국수로 점심을 하다. 이제 동네는 꽃 잔치가 벌어지고있다.
** 어제 밤사이 사슴이 어디로 뚫고 들어왔는지 꽃 봉우리가 달리고있던 튜립밭은 사슴가족이 ‘몽당몽당’ 다 잡숫고 가셨다. 눈물이 핑~~ 돈다. 아, 사슴 사슴, 하면서 내 가슴을 두들기고 있다. 천상 튜립을 보러 부쳐드 가든으로 가야할 모양이다. ^^
** 안과에 다녀왔다. 녹내장 때문에 하루에도 몇 번씩 ‘아이 드롭’을 넣고 있는데 안압이 16으로 떨어져 많이 안정권에 들어갔다. 이제 3개월 후에 예약이 잡혔고 전문의를 볼 시간은 금년 11월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내가 안과의사를 만나고 난 후 15개월 후가 되는 것이다. 열심히 ‘아이드롭’ 넣으면서 11월을 기다려야 한다. 그래도 좋은 소식이어서 병원에서 돌아오는 길은 발걸음이 가벼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