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18세 때 오일 페인트. (캘거리 어느 화가의 작품이라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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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비 할아버지 장례식에 다녀오다.

장례식이라기 보다 즐거운 담소의 자리였다고 해야 할 것 같다. 할아버지와 오랫동안 함께한 배우자는 연신 눈물을 닦아내면서도 할아버지와의 추억을 더듬는다. 마지막 2 주동안에 주고 받았던 그 말들속에는 그들이 얼마나 서로 사랑해 왔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또 말하며 운다. “여러분들의 배우자 혹은 가족 또 가장 가까이 있는 분들에게 매일 ‘사랑한다’는 말을 해 주세요.” 아무리 오래 살아도 헤어짐은 정녕 붙잡을 수 없는 매우 슬픈 일 아닌가.

준비한 원고를 읽는 목사님은 바비 할아버지의 쉽지 않았을 삶 전체를 반추해 보면서 그래도 참 선하고 착하게 살다 간 분이라고 칭찬해 마지 않는다. 약 삼십 여명이 모인 장례식장은 환 한 꽃 다발과 할아버지의 유골 항아리, 그리고 평소에 살아왔던 아름다운 추억의 두 앨범이 조용히 조객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나도 이 세상을 떠나면 그곳에서 바비 할아버지를 만나 보겠지. 할아버지와 자전거 타던 일이나 식사하던 시간 그리고 T.V.를 보면서 내가 졸던 일 그리고 둘이서 바다의 끝 자락을 바라보면서 뜨락을 거닐 던 일, 배우자 몰래 강아지들 간식을 더 많이 집어 주던일들도 이제는 다 추억속에 묻어두게 됐다.

드디어 구십 노구의 육신을 다 벗어 버리고 새 처럼 훨훨 날라 자유인이 되신 할아버지. “당신의 명복을 진심으로 빕니다. 안녕히 가십시오. 함께한 모든 시간 감사했습니다. 당신은 진정 멋쟁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