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코에서 산 꽃 들. 내 앞 그리고 그 앞 사람들 나 처럼 모두 카트 가득 꽃을 사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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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트로이트에 살고있는 여자 조카가 이런 얘기를 한다. “이모, 우리 아이들 넷이 정말 다 각각이예요. 제일 큰 아이는 돈을 절제있게 쓰고요, 둘째 아이는 적당히 좋은 것 사면서 때로는 씀씀이가 크고요, 셋째 아이는 걍 긋고 써요. 그리고 대학생인 막내는 꼬박꼬박 아껴 저축하고 여유분까지 챙겨놓아야 편안한 아이예요.” 한다. 나는 이 말을 들으면서 조카와 둘이서 박장대소하면서 웃었다.

한 배에서 나와도 어찌 그리 각각 개성이 다른지 모르겠단다. 그렇다. 나도 엘에이 언니와 씀씀이가 다르다. 우리 언니는 작은 사람이 배포가 크다. 내가 엘에이에 살때 힘들어서 돈 못 쓰고 쫀쫀하게 사니까 “야, 왜 벌벌떨고사냐?”며 면박을 준 적도 있다. 이래사나 저래사나 한 세상인데 어떻게 보면 팍팍 긋고 사는 사람도 흉볼일이 아니다. 그래도 한때는 신나게 살아보았으니 혹 나중에 궁핍한 일이 생긴다해도 크게 후회할 일은 아닌듯하다.

그런가하면 돈 벌때 힘들게 벌은 사람은 나중에 창고에 가득 쌓여있어도 옛날 쓰던 버릇에서 비켜나가지 못하고 늘 궁짜스럽게 사는 사람도 있다. 내가 아는 사람중에 엘에이에서 준 재벌쯤 되는 사람이 있는데 옷을 사려고 언제나 시니어 날을 기억해서 그날가서 쇼핑한다. 그것도 고급 양품점이 아니고 아주 평범한 쇼핑몰이다.

나는 흙수저 물고 나온 탓인지는 몰라도 일부러 비싼 커피는 안 사먹는다. 잠시 굳 어스에서 일을 했지만 내 돈주고 4 ~ 5불씩 하는 커피 덥썩 못 사마신다. 밖에서 커피를 마시고 싶을 경우에 맥도날드 커피를 선호한다. 구두는 검정과 밤 색 딱 두가지고 가방역시 명품이 두어개 있기는 한데 누가 선물로 준것들이다. ‘나이 많은 사람이 좋은 것 해도 표도 안 나고 누가 알아주지도 않는데 뭣 때문에 허튼 돈을 쓰랴.’는 마음이 점점 더 굳어진다. 살아생전 우리 엄마도 나이 먹으면서 자주 내게 그런말을 하던 생각이 나서 요즈음 혼자 피식 웃기도 한다.

금수저물고 나와서 평생 금수저 물고 살 수 있는 팔자는 정말 팔자 잘 타고 난 사람이다. 그러나 어디 그게 그리 쉬울까? 내 살아온 경험으로 절대로 사람은 일 평생 끝까지 모든 복을 다 누리는 사람 보지 못했다. ‘

누가 나 한테 하루에 1천불씩 일년간 써보라고 돈 준다면 얼마나 불편할까? 주신 분복대로 감사하며 살아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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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코에 널서리 섹션이 오늘부터 문을 열었다. 많은 사람들이 꽃 사려고 줄을 이었는데 나도 토마토 나무들을 다섯그루 사다 큰 화분에 심었다. 지금은 한산하게 보이는 그린 하우스… 다음 달 즈음이면 잎 들이 서로 맞닿아 숲을 이루지 않을까 싶다.

** 튜립 밭, 머리가 몽당 잘린 곳에서 조금씩 다시 잎들이 올라온다. 열심히 물주면서 머리를 쓰다듬고 다독여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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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16도 / 맑고 따뜻했음 / 책 읽기 – 지난 번 시도했다가 만 ‘트로이’ (불멸의 신과 영웅의 금지된 사랑 이야기) / 내일 점심 약속있다. (논다고 함께 식사하자는 사람들이 많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