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치미를 담그다. 잎이 달린 무를 구 할 수 없어서 그냥 무우와 배추 한 포기를 심심하게 담궜다. Lemon, Asian Pear, Red Pepper등과 고추가루, 마늘, 생강, 대파 등으로 양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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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을 다녀와서 책 ‘트로이’를 읽고있다. 첼로연주가 주는 그 육중한 느낌이 왜 이리 좋은지…

몸이 가벼워지면서 붉은 포도주 한잔 하면서 두 조각 남은 쵸클릿을 입에 넣어본다. 참으로 내 몸이 풋풋하다. ‘그래 이럴때도 있어야지.’ 내 모든 생각을 내려놓는다. ‘뭣 때문에 긴장하고 살아가? 뭐든지 걍 널널하게 생각하지 뭐.

이 책의 64 페이지에 ‘타오르는 질투와 부러움의 불꽃’이라는 제목이 있다. 전쟁영웅 핵토르의 아내 안드로마케의 헬레네(고대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제우스와 레다의 딸로, 사람이 낳은 여인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여인)에 대한 질투와 부러움이다.

<그녀(안드로마케)에게는 또 다른 두려움이 있었다. 그녀 자신에 관한 것이었다. “내 작은 갈색 새여….,” 둘이서만 오붓하게 있을 때면, 헥토르는 그녀를 그렇게 부르곤 했다. 그녀 생각에도 그 말은 맞는 말이었다. 그녀는 작고 야윈 데다 땋아서 늘어뜨린 옅은 갈색 머리를 깃 장식처럼 머리끝에 올리고 있었다…. 헬레네…., 바로 그 헬레네야말로 그녀가 꼭꼭 숨겨 둔, 가장 큰 두려움이었다. 그녀가 두려워하는 것은 사실 헬레네 그 자체가 아니라, 그녀가 다른 사람들 사이에서 발휘하는 매력이었다.

헥토르는 과연 온 트로이를 통틀어 헬레네에게 무관심한 마지막 남자로 영원히 남아 있을 수 있을 것인가? 그럴 것 같지는 않았다. 그녀는 지난 몇 년 간 자신의 질투가 괜한 것이 아니었다는 어떤 증거도 찾지 못했다.

가지지 못한 것을 아무리 동경해 보았자 아무 소용없는 일이라는 것은 그녀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헬레네를 볼 때마다 안드로마케는 마음속에서 걷잡을 수 없는 부러움의 불길이 타오르는 것을 어찌 할 수가 없었다.

‘아, 내게도 저런 화려한 아름다움이 있었으면, 저렇게 늘씬 할 수만 있다면, 저토록 매끈한 우윳빛 피부를 가질 수만 있다면! 초록빛인지 푸른빛인지 구별하기 어려운 저 깊고 깊은 물 빛 눈동자, 저 촉촉한 붉은 입술, 저 풍만한 가슴은 또 어떻고….’

헥토르는 가슴이 작고 아담한 여자가 좋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녀는 알고 있었다. 그는 그녀를 염려해 그녀에게 듣기 좋은 소리를 한 것뿐이었다고. 그녀는 언젠가 목욕탕에서 헬레네를 본 적이 있다. 그후 안드로마케는 매혹적으로 부풀어 오른 그녀의 아름다운 가슴선하며, 그녀의 몸을 감싸고 있는 완벽한 우윳빛 윤기 나는 피부를 다시는 잊을 수 없었다. 그녀는 헬레네 생각을 떨쳐 버리려고 고개를 흔들었다.

‘그만 하자, 다 그만 해! 마치 갖고 싶은 걸 사달라고 떼쓰는 철없는 여자아이 같구나. 내게 이만큼이라도 베풀어주신 신께 감사해야지. 가서 내 아들에게 뽀뽀나 해야겠구나. 아무도 모르지. 헬레네의 딸은 또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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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으로 이상한 날이다. 조금 전 미국에 있는 내가 아끼는 사람이 이런 글을 보내왔다. <결국 복이란, 남에게는 있는데 나에게는 없는 것을 얻게 되는 것을 복이라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역으로 생각하면~ 남에게는 없는 데! 나에게 있는 것 ~ 그것이 복이 아닐까요?>

하나님이 우리 각자에게 주신 복을 한번 세어보고 잠들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헬레네를 부러워 해 보았자 무슨 소용이 있을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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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18도 8도 밤에 약간의 비가 내림 / 점심을 빅토리아 수시에서 먹음 / 수영 다녀옴 / 밭 일 조금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