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리아는 지금 벗꽃으로 도시를 덮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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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동안 참 많은 일을 했다.

** 다음 주 시애틀에 손녀 보러 가는데 Clipper 에 배 예약을 하면서 내 이름을 잘 못 기입한 것을 어제 check-in 하려고 컴퓨터를 열면 알았다. ‘우째 이런일이…’ 하면서 아침에 Clipper에 직접가서 내 여권을 보여주면서 이름을 정정하고 왔다.

** 시내 나온김에 늘상 가는 바닷가를 휘휘 돌아다니며 사진도 찍고 시드니까지가서 생선도 사왔다.

** 좋은 천이 있어서 오후 내내 바느질해서 남방 하나 만들어 부엌에 걸어놓았다.

** 아침에 어느 독자로부터 들어온 메시지.

“겨울이 가고 봄이 찾아 왔네요. 항상 짧게만 느껴지는 이곳의 봄을 만끽합니다. 싱그러운 아침을 전합니다.”

“어디시지요?”

“밴쿠버입니다.” 잘 생긴 분재 소나무 사진이 올라와있다.

“네에…, 실례지만 내가 잘 아는 이름이 아닌데요. 나를 아세요?”

“좋은 아침 인사가 되었기를 바랍니다.”

“네 그렇습니다만 ooo씨가 누굴까요? 전혀 모르는 이름인데요.”

“실례를 무릅쓰고 용기를 내어봤습니다.”

“네에… 무슨일로요.” 나는 아직도 감이 안온다.

“데이트 신청입니다.”

“네에?? 절 아세요?”

“잘 모릅니다 하지만 알아보고 싶습니다.”

“전 xx년도 생이고요.”

“오, 내 카톡 번호는 어떻게 알았어요?”

“인터넷에 님의 프로필이 있더군요. 아일랜드에 계시는 모습과요. 떨리는 마음으로요. 너무 갑작스런 톡으로 마음 상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인연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지난 겨울 이른 새벽에 찍은 붉은 태양 사진이 곁들여진다.

“감사합니다. 계속 독자님으로 남아주었으면 감사하겠습니다.” 라는 내 마지막 톡으로 우리의 대화는 끊어졌다.

이 나이에 우째 내가 데이트를 나서겠노? 나를 만나러 오는 분에게 너무 미안하지 않나… 사이트에 올려진 사진은 아주아주 오래 전에 것인데 혹 이분이 내가 지금도 그 모습인줄 알면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닐테고… 그러니 내 글 속에서 만나자고 할 수 밖에는…

용기를 내어 톡을 보내주신 독자님에게 정말 감사한 마음과 죄송한 마음을 전해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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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13도 7도 / 구름끼고 저녁에는 약간 으시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