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원입니다.

여러분과 인사 나눈지 벌써 6개월이 지났네요. 흐 흐 흐 시간이 너무 빨리지나가지요? 어제 밤에 할머니께서 오셨어요. 실은 제가 일주일동안 우리 원에서 방학을 했어요. 저를 돌 봐 줄 사람이 없어서 엄마가 일찍이 할머니께 S.O.S.쳤다지 뭐예요. 아무튼 그 신호는 긴급요청이라고 말 들었어요.

아침에 당연히 엄마 아빠는 일 가시고 할머니께서 제 방 문을 두들겼어요. 저는 엄마 아빠가 더 좋잖아요. 그래서 할머니가 제 방문을 두들기는데도 시침 딱 떼고 아무 대답도 안 했어요. 할머니는 제가 아직 자는가보다 하면서 다시 아랫층으로 내려 가셨어요. 또 시간이 흐른 후 할머니는 제 방문을 ‘똑똑똑’ 하면서 두들겼어요. 저는 이제는 제 심정을 얘기해야 겠다고 다짐 하면서 “엄마 아빠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어요.

할머니는 제 응석을 절대로 안 받아주시잖아요. 그러냐고 하시면서 대수롭지 않게 그냥 내려 가시더라구요. 흠흠흠. 이게 할머니와 안 통하는 부분인걸 제가 깨닫고 제 마음을 고쳐 먹었지요. 심통을 부려봐야 봐 주지 않으시는 할머니를 제가 이겨 먹을 수 없다고 판단하고는 어떻게 제 자존심을 세우면서 방문을나갈까 궁리하다가 마침 생각이 떠 올랐죠.

“할머니, 만두 만들고 싶어요.”

“만두? 그거 참 좋은 생각이로구먼. 그러면 빨리 내려오렴.” 하시면서 절 아랫층으로 내려오라고 하셨어요. 저는 약간 게면쩍기는 하지만 옷을 차려입고 내려갔습니다.

만두는 재료를 사와야 했기 때문에 금방 만들 수 없어서 내일 만들기로 했구요. 나는 할머니와 Sewing Class를 시작했어요. 할머니께서 지난번에 만들어주신 제 인형 ‘룰루’를 보시더니 “룰루 옷이 다 벗겨졌구나. 그동안 룰루가 커 버린 모양이네.” 하시더라구요. 저는 할머니에게 “룰루는 인형인데 이것은 플라스틱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크지 않아요.”라고 말씀 드렸지요.

할머니는저를 보시더니 그럼 너는 계속 자라는데 무엇으로 만들어졌냐고 물으시더라구요. 저는 제가 아는 상식대로 “저는 사람이고 제 재료는 살과 뼈, 피 그렇게 있어요.”라고 말씀드렸지요. 할머니는 저를 쳐다보시더니 “헉~ 꼬마가 뭘 제법 아네”하시면서 그러면 이빨은 어떻지?”라 물으셔서 저는 이빨은 뼈와 비슷한 것 같아요.”라 말씀 드렸더니 또 한 번 “헉 헉” 하시네요. 저는 그 “헉헉” 소리의 의미를잘 모르지만 대충은 알 것 같습니다.

할머니쎄서 룰루의 옷을 다시 만들어 입히셨는데 룰루의 얼굴이 왜 이렇게 빨갛냐고 물으셔서 룰루가 지금 홍역을 앓고 있닫고 말씀 드렸어요. “뭐?홍역(Measles)?” 하시더니 “하이구나… 홍역앓는다고 인형에다 이렇게 붉게 칠해 놓았으니 이걸 지울 수도 없고 얘는 계속 홍역 앓겠구나. 쯧쯧쯧” 하시더라구요.

하기사 제가 잘못해서 빨간 매직팬으로 그렸기 때문에 지울 수가 없어요. 룰루한테는 정말 미안하게 됐어요. 사람이 살다가 실수 하기도 한다는데 제가 바로 그런일을 저질렀네요.

이어서 할머니를 그려드렸는데 할머니께서 목에 걸고오신 예쁜 목걸이까지 다 그리고 나중에 할머니 두개의 콧구멍과 검은 머리도 그리고나니 그림이 완성 되더라구요. 할머니께서는 그림 한 폭 그리려면 여러달 걸리기도 한다는데 저는 단 몇 분안에 완성했다면서 저를 칭찬해 주셨어요.

저녁에 수영 레슨이 있어서 할머니와 다녀왔는데요 선생님께서 제가 윗 반으로 올라가도 된다고 하셨어요. 레슨이 끝나고 저는 혼자서 다시 코를 막고 물 속으로 들어가는 연습을 계속했지뭐예요. 할머니께서 열심히 하려는 마음이 기특하다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셨어요.

저녁에는 엄마와 할머니 저 이렇게 여자 셋이서 Joanne Fabrics에가서 제 옷감과 패턴을 사왔어요. 할머니께서 매장이 너무 크고 종류가 많고 천이 싸다시면서 할머니 패턴과 옷감도 사시더라구요. 할머니는 이렇게 패턴값이 싸냐고 깜짝 놀래시면서 사진도 찍으시네요. 빅토리아에서 15불씩 한다고 하세요. 그런데 이곳에서도 8불정도 하고 30% Discount 하는것도 있는데 아까 싼 패턴은 약간 유행 지난 것이라고 말씀 하시네요. 그래도 할머니는 싼 패턴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패턴이 있다고 사셨어요.

저는 내일 할머니와함께 옷도 만들고 만두도 만들면서 재미있는 시간을 갖게 될 것 때문에 매우 흥분한채로 잠자리에 들어갑니다. 여러분 모두모두 안녕히 주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