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 밭에 내려가 보았다. 마늘밭은 우리 집 평면 마당보다 훨씬 더 아래쪽으로 내려가야만 한다. 이 마늘밭을 내려가는 동안에 지금 지천으로 피어있는 유채화 무리를 만나게된다. 마치 시골집 어느 모퉁이를 도는 것같아 내 마음도 순수해진다.
틈틈이 오는 비를 맞으며 마늘은 잘 자라고 있었다. 작년 가을에 심고 한번도 물을 주지 않았다. 이곳은 겨울에 비가 오기 때문에 염려없고 요즈음 봄에도 비가 수월찮게 와주어서 정말 마늘은 심어 놓기만 하면 된다.
마늘밭에 옆에는 작년에 마늘 심었던 자리에 쑥과 꽃 피지 않은 유채화 무리가 나란히 자라나고 있어서 병정들의 줄 서기 처럼 씩씩하게 늘어서 있다. 왼쪽에 있는 유채화는 연해서 삶아 양념을 하면 정말 맛 있는 올개닉 반찬이된다.
이렇게 극성스러운 것들이 바로 곁에있는 마늘밭에는 감히 발을 못 뻗히고 있음을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정말 마늘은 독특한 것이다. 이래서 마늘의 효능이 좋다고 본다. 마늘은 잡초나 다른 풀들에게 이렇게 말 하는듯 하다.
“니 들이 감히 나를 침범해?”
마늘잎에는 벌레도 못 달라들고 마늘이 영글때까지 고고한 자태로 자기 모습을 지탱한다. 마늘 밭을 보면서 마늘형 인간을 한번 그려본다.
** 마늘처럼 자기 색깔을 확실히 가지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그를 감히 건드리지 못 한다. 훼방꾼이 달려들지 못 한다. (사기꾼)
** 마늘처럼 심지가 곧고 자기 단속을 잘 하는 사람은 자기 책임을 잘 감당하고 살아가며 주위로부터 칭찬 들으면서 살아간다.
** 마늘처럼 속이 단단하고 영양가 있게 살아가는 사람은 자기것을 남에게 나누어 주면서 화기 애애하게 살아간다.
마늘 밭에서 얻은 철학, 매 순간 어디서나 얻어 가는 것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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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14도 / 맑고 한 낮에 일 할때는 덥기까지 했음 / 어제는 탱고에가서 펌을 했음 / 일찍 뿌린 씨앗들이 아주 조금씩 자라나고 있음 / 내 친구 코스모스가 준 ‘코스모스 씨앗’을 한 웅큼 밭에 뿌렸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