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햇볕은 났지만 바람이 불고 약간 으스스해서 밖앝 일은 못하고 집 안에서 바느질을했다. 시애틀에서 사온 천으로 청바지에 입을 셔츠를 만들었다. 아무리 쉬운 패턴이라도 (아이들 옷 포함) 처음 만드는 옷은 쉽지않다. 아래 셔츠도 아주 간단하지만 칼라를 달때는 한 번 뜯고 다시 박음질을 해야만 했다. 저녁 짓기 전까지 재봉틀 돌리느라 몇 시간 소요했다.
이번주 금요일에 집 안 패인트 칠을한다. 부엌 고칠 때 예약해 놓았던 ‘Wow 페인트 샵’에서 와서 색깔과 페인트 칠 할 곳을 함께 점검했다. 한국같으면 “아저씨 여기 작은 면적도 좀 칠해 주시는거죠?” 이렇게 덤으로 조금 더 일을 부탁 할 수 있으련만 여기는 페인트 칠 할 면적을 자로 제어서 정확하게 청구를 하기 때문에 공짜로 부탁할 일은 아예 생각지도 말아야 한다. 그나마 직원들 여 닐곱명이 와서 하루만에 페인트칠을 다 끝내 준다니 다행이다.
될수있는 한 내가 칠 할 수 있는 부분은 빼고 아주 중요한 벽과 난간 통로등만 부탁했다. 페인트샵 주인은 참으로 침착하고 예의 바르게 고객을 대한다. 그는 내게 “화가는 우리 일반 사람보다 한 짐 더 싣고 가는 인생입니다. 우리는 돈만 벌면 되지만 당신은 거기에 또 하나의 일을 창조를 해 나가지 않나요?” 라며 빙긋 웃어준다. 그가 떠나고나서 이 말이 맴 돈다.
내일은 형님으로 모시는 권사님을 낮에 집으로 초청했다. 우리는 한 달에 한번씩 만나 점심 식사를 하는데 이번에는 내가 집으로 초청했다. 형님께서 “아이구 엘리샤 이 달에 내 차롄데…” 하시길래 “형님 내 차례 네 차례 어디 있나요? 형편대로 살자구요.” 라 말씀 드렸더니 천진한 웃음 소리가 수화기를 통해 들려온다.
나는 여기서 사십여년 넘게 살고 있지만 우리 문화인 서로 밥 값 내려고 싸우는 그런 인심이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 혹자는 여기 식으로 더치페이가 좋다고 하지만 가깝게 지내는 사람들과는 더치 페이가 어쩐지 거리감을 가져온다.
** 한 짐 더 지고가는 인생~ 그러니 내가 늘 바쁠 수 밖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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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8도 / 바람불고 안 좋음 / 밭에 뿌린 씨앗들이 얼른 자라나기를 바라며 하루에도 몇 번씩 밭을 들여다 본다. 마음 같아서는 손으로 싹들을 쑤욱 뽑아 올리고 싶은데 내 마음과는 달리 싹들이 정말 조금씩 자라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