켐룹스 산 허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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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일이든지 안 좋은 일이일어날때면 나는 새옹지마를 생각한다. ‘다 뜻이 있겠지’ 하면서. 이번일로 여행 다음 장소를 취소했지만 그로인해 다른것을 얻게된다. 날씨가 우중충하고 비가오니 숲 속에서 빗 소리 들으며 창 밖에 움직이는 나무들의 모습도 퍽 보기 좋다.

낮에 캠룹스로 나가는데 마을에 말 타고 내려오는 3 여인을 만나게됐다. 말 그림 많이 그린 나는 반가워서 자동차를 세우고 사진 찍어도 되겠느냐고 물으니 말 고삐를 잡아당기면서 포즈를 취해준다. 내가 사진을 다 찍고나니 웃으며 으스스 날씨도 게의치않고 활기차게 빗 속을 말을타고 달린다. “젊어서 좋다.”는 말이 내 입에서 나온다.

자동차를 몰고 이 동네 저 동네로 마실다니는데 시골의 맛이 짭짤하다. Ashcroft라는 마을은 보통 프리웨이를 타고 그냥 지나치기 때문에 전혀 들어본 바 없는데 근사한 바위들로 풍광을 만들고 있다. 오랜 세월 지층의 변화로 구성된 이런 돌 정경도 매우 특이하다.

** 카지노에 들렀다. 나는 카지노 하면 질색을 하는 사람인데 점심을 먹은곳이 바로 카지노에서 하는 곳이라 자연 그리로 들어가게됐다. 많은 사람들이 돈 가방을들고 이리저리 자리에 앉아서 열심히 기계를 두들긴다. 가끔씩 큰 소리가 나면서 몇 백불 땄다는 종이 울린다. 나는 놀음하는 것 보다 사람관찰하는 것이 퍽 재미있다. 어느 남자가 열심히 손을 움직이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다가 그가 지갑을 또 열어 돈을 기계에 넣으려하기에 내가 무심코 큰 소리로 “No. no That’s enought” 라 외쳤다.

나와 관께 없는 사람인데 왠 오지랍인가? 그가 나를 힐끗 쳐다보며 ‘걱정 말라’는 표정이다. 나는 조금 미안했지만 돈을 마구 버리는 그 사람이 안타깝다. 주일인데 교회는 안 가고 놀음장소에 서성이는 내 모습이 약간 움찔하기는 하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도 내가 놀음꾼이 아님을 아실테니 오늘은 그냥 pass 해 주실 것으로 믿는다. 쬐쬐한 하나님이 아니시기에… 그동안 꿈이 너무 좋아서 이 번에 돈 한 덩어리 떨어질까? 잠시 생각하면서 20불을 기계에 넣었다. 한번 당기는데 27센트(이것이 가장 적게 나가는 기계다)가 나간다. 처음에는 조금씩 올라간다. 나는 신이나서 손뼉을 쳤다. 그러더니 돈은 조금씩 줄어든다. 내가 “그러면 그렇지” 하는데 또 조금 올라간다. 이렇게 한 시간 정도 본전이 살아있는데 그 이후부터 돈은 올라가지 않고 내겨가기 시작한다. 본전하고 30센트가 남았을때 얼른 종료를 했다. 나는 30센트를 따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저녁을 먹기위해 한국사람이 하는 일식집에 들어갔는데 순두부는 너무 맵고 (덜 맵게 해 달라고 했지만 입이 얼얼할 만큼 맵게 나왔다.) 밥은 마이크로웨이브에서 데워 나온 밥이라 몇 분 있으니 딱딱해 지기 시작했다. 함께간 아우도 회 덥밥을 시켰는데 밥이 딱딱해서 영~~ 입 맛을 잃게됐다. 김치는 왜 이렇게 씁씁하고 짠지… 그래도 주인은 한국 사람이 왔다면서 삶은콩을 공짜로 내 주었는데 소금을 듬뿍 넣어와서 우리가 다시 물에 씻어 먹어야 했다. 미소숩도 짜고 맹탕인것은 마찬가지. 이런 엉터리 식당도 시골이라서 그런지 잘 되어 사람들이 북쩍 거린다. 아우는 “언니 여기와서 식당 제대로 하나 차리면 대박 나겠다.”며 입을 쩝쩝 거린다.

종일 돌아다니느라 피곤했는데 그나마 한국음식을 먹을 수 있어서 감사하다는 마음으로 돌아왔다. 안개가 자욱한 이 산장에 들어서니 태고의 숨결이 느껴지는 듯 하다. ‘이제 자주 와야지’ 하면서 감사한 마음으로 하루 일정을 마쳤다.

**오늘 일정은 또 하늘에 맡겨본다. 조금 일찍 잤다니 새벽 한 시부터 잠이 깨인다. 어찌된 영문인지 잠 자리를 바꾸고나니 잠자는 패턴이 바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