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se 산등성이에서 바라본 마을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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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분들이 이번 여행을 염려하면서도 이 참에 푹~ 쉬라는 말로 위로도 해 주었다. 집으로 오는길에 밴쿠버에들러 배추 한 박스를 사왔다. 밴쿠버 나가서 배추 한 박스를 안 사오면 뭔가 손해본 것 같아서 배추만은 꼭 사온다. 김치 한 박스 담그려면 시간이 보통 요하지 않는다. 날씨가 더워서 내일로 미룰 수 없어 한 박스를 다 담그고 시계를보니 12시 3분전이다.

아침에 산에서 나오면서 Chase 에 있는 농장에 들렸다. 이 곳은 이요셉 선교사가 농사를 짓고있는 곳인데 원주민의 호의로 땅을 빌려쓰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땅을 빌리기까지 여러해 동안 그들을 도우면서 친해져서 신용을 얻은 결과라고 말한다. 그들과함께 예배를 보고 교회를 운영하지만 월급은 한 푼도 없을뿐 아니라 오히려 그들에게 쏠쏠히 돈이 들어가는 모양이다.

나는 거의 해마다 이곳에서 고추를 산다. 지난 2년동안은 고추농사를 실패해서 살 수 없었는데 금년에는 다행히 이렇게 고추가 풋풋하게 잘 자랐다. 캘거리에서 일찍 서리나 눈이오면 이곳까지 그 한파의 영향을 받아 잘 자라던 고추가 몽땅 얼어 버리기도 한다니 농사는 하늘에 맡기도 한다는 말이 맞는가보다. 선교사 부부가 땡볕에서 정말 힘들게 농사를 짓고있는 모습을 보니 가까우면 좀더 자주 오고 싶은 생각이 든다. 그래도 두 분의 얼굴이 해 처럼 반짝이며 행복해 보인다.

** 이 농장의 흙이 얼마나 좋은지 거름 없이도 모든 농작물이 잘 자란다고 한다. 내가 손으로 만져보니 검은 흙이 기름이 번지르르 하면서도 질지 않고 푸실푸실하여 정말 기가막힌 흙이다. 그 흙이 얼마나 부러운지 한 트럭 싣고 오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

고추 10 Kg을 사왔는데 양이 좀 많아서 얼리고 피클도 담글예정이다. 아삭아삭 한것이 많이 맵지 않아서 위에 부담없이 먹을 수 있다. 덤으로 깻잎도 엄청많이 따 주셨다. 감사한 마음으로 농장을 떠났다.

농장에 옥수수가 개선장군들 처럼 우뚝서서 충실히 잘 익어가고 있다.

시간 여유 있는 분들이 가끔씩 들려 농작물들을 사 주거나 농사일도 한번씩 도와드리면 좋겠다. 좀 멀기는 하지만 바람쏘이는 기분으로 다녀오면 좋을 듯 하다. 이요셉 선교사 전화번호 250 457 3845 사는 곳 Chase (Kamploops 에서 30분 동쪽)

며칠동안 집을 비웠다가 오니 그새 호박이 이렇게 늙어 버렸다. 맨 아래 큰 놈은 너무커서 먹지는 못하고 관상용으로 책상위에 올려놓아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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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21도 / 매우 좋음 / 달이 밝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