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올린 사과나무에 사과가 너무 많이 달려서 한쪽으로 기우러졌다. 나무 전체가 부러질 지경이라서 1/4정도의 가지를 치고 사과를 많이 따 냈다. 딴 김에 그림도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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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희소설 ‘바람의 날개’ 를 삼일동안 다 읽었다. 단편들 9개가 수록되어었다. 이 중 ‘치앙마리’편을 읽다가 내 눈이 느려지는 대목이 있었다. 선생이 몇 십 년 후에 만난 제자에게 지난날을 후회하며 회계하는 글이다.
“글쎄에… 그때(교단에 설때) 내가 무얼 알고 지껄였을까. 나도 나를 다 살아내지 못했으면서.. 미안하이. 나 젊어 싱싱했을 때. 유혹을 이기지 못해 저지른 일도 있었네. 젊음에는 유혹자를 이길 힘이 없어. 피가 뜨거워서 내 뻗는 힘뿐. 그렇게 내 뻗어 즐기고 싶은 욕망뿐,… 아내에게 분노와 슬픔을 많이 안겨 주었어. 이제 생각하니 그때 죽지 않고 이렇게 아직 살아 있는 것이 어쩐지 다행이라는 느낌이 드는 것은, 그렇게 죄 짓다가 죽었더라면 곧장 지옥행이었을 텐데 이렇게 늙어, 욕망이고 무어고 스러져 영혼이 주글주글해져 엎드려 있다가 데려가신다면 죄의 얼굴 빳빳하게 들고 염라대왕을 만나지는 않을 테니… 회한이 영혼을 행구어 주네 그려…”
사람은 나이를 먹어야 철이들고 남자들은 더욱 더 그렇다. 영특한 아내들이 요리조리 좋은 얘기를 해주어도 “시끄러. 뭘 안다구!!” 이렇게 퉁명스런 말이나 내 뱉는 남편들이 이런글을 좀 읽었으면 좋으련만.
어디 그뿐인가? 돈 좀 벌어다 준다고 아내 주눅들게 하는 남편들도 그렇고 그 반대인 남편도 아내 힘들게 하는 것은 매 일반이다.
그나마 이 선생처럼 늙어 죽기 전에라도 깨닫는 것이 어딘가? 주글주글한 영혼이라도 하나님께서 받아주시기만 하면 얼마나 좋으랴.
‘영혼 행구기’ 어디 남자들에게만 해당될까. 나도 나이 점점 많아지는데 구석구석 잘 못했던 일들 찾아 행궈나가는 일 게으르지 않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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