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 5월의 ‘스탠리 팍’ 풍경 – 머리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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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젊은 이들을보면 대부분 편안하게 유년시절을 지내왔고 결혼 생활도 무난하게들 하고 있다. 참으로 보기좋다. 우리나이 혹은 그 이전의 삶은 말 할 필요도 없이 힘든 삶이었다. 그런데 그 힘든 삶이 과연 꼭 불행하다고 볼 수 있을까?

내 방에는 내가 침대위에 누워서도 볼 수 있는 그림 한 점이 있다. 이 이야기는 오래전에 한 번 얘기 한 것이기도 하지만 다시한 번 올려본다.

어린 소녀가 치마안에 나뭇 가지를 가득 안고 서 있는 모습이다. 물론 이 소녀는 나다. 6.25 이후 대한민국의 사람들은 거의 모두가 처절했다. 여섯살 즈음에 부산에서 살았는데 밤에 잠 자다가도 “불이야” 하는 소리에 모두다 혼비백산되어 집 밖으로 뛰쳐 나가보면 판자촌들에서 불길이 무섭게 일고 있었다. 이런일이 자주 일어났었다.

아마도 엄마가 내게 그렇게 부탁했던것 같다. “길 가다가 나뭇조각을 보면 주워오너라. 땔감으로 꼭 필요하다.” 나는 어렸지만 엄마말을 잘 듣던 아이였다. 가끔씩 내 치마에 가득 나뭇 가지들을 주워 집에 가져온 기억들이있다. 이 그림 맨 아래 땅 속에 둥근 해가 하나 그려져 있다. 이것은 내가 나뭇조각을 주우러 갈 때의 내 삶에 햇님은 땅 속에 있었기 때문에 언제나 추웠다.

금년 여름에 서울서 손님이 와서 묵고갔는데 내 그림을 보더니 흥미롭다며 미술 평론가인 그 분이 그림 평을 해 주었다. 내가 해를 그려서 땅속에 넣었던 것은 희망을 잃지 않겠다는 마음이었단다. 그러니까 해는 지금 보이지 않지만 언제든지 그 해가 하늘위로 둥실 떠 나갈 것이라는 암시같은 거랄까… 나는 이 말을듣고 고개를 끄덕이며 “그런가요? 그랬나 봐요. 보세요 나의 태양이 지금은 제 자리에 가 있으니까요.” 하며 서로 웃었다.

어제 김미경씨가 명진스님과 함께 차 한잔 마시면서 명진스님게서 이런 말을 했다. “인생이 스토리가 없으면 재미 없지요. 소나무도 요리조리 비 바람에 시달려서 멋지게 휘어지는 것만 정원수로 뽑혀간답니다. 인생도 마찬가지지요. 얘기가 있는 사람이 재미있고 짭짤하잖아요?”

누구에게나 스토리가 있다. 지금 힘들다고 너무 애통해 하지 말 것은 하나님께서 나를 예쁜 정원 나무로 재료로 만들고 계시는 중이라고 생각하면서 참고 견디면 반드시 빛 나는 날들이 올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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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상 : 잘 먹는게 남는 것이다.

낚엽 2019 손질 : 거의 다 됐음

날씨 : 12도 / 흐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