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제 시작한 찬장 문을 마감했다. 나무에다 그리는 그림은 생각보다 훨씬 물감이 잘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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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남아있는 캐비넷 문짝에 첫 삽을 떴다. 아래그림은 우리 딸이 치던 피아노가 있는 해바라기 정물이다. 1998년 작품인데 수채화다. 그때는 유화물감을 써 본 경험이 없었고 두꺼운 종이에다 혼자 그렸는데 액자를 끼워놓으니 아주 근사하다. 이 그림은 딸네집에 있고 나는 그것을 다시 내 부엌 캐비넷 문짝에 옮기는 중이다.
**이 찬장문에 있는 그림을 지우고 해바라기를 올린다. (2013년에 모든 찬장 캐비넷 문에 한국풍의 그림을 그렸었다.)


딸아이가 치던 피아노를 보니 옛날 생각이난다. 그때도 나는 해바라기를 무척 좋아했나보다. 꽃 송이가 이주 큰 해바라기다. 딸은 공부하러 캐나다 동부로 갔고 아들 역시 미국 밀워키에서 일 할 때다. 새 들은 둥지를 떠났고 나는 혼자 남아서 이 그림을 그렸다. 어줍잖은 환경에서 옹색하게 그림을 그리면서 그림 그리는 것이 너무 좋아 밤을 꼴닥 새기도 했다.
기쁨과 슬픔, 모든 추억들이 그림속에 들어있는 그림, 끝까지 이렇게 그리다 갈 것이다. 나의 이야기 보따리를 그림으로 승화시키면서…
** 유화라서 마르려면 적어도 일주일 이상 걸린다. 부엌에서 일하면서 조심조심 옷에 묻지 않게) 해야한다. 그림속에 아직도 물감 냄새가 풍기는 듯, 내 코가 벌름벌름거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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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8도 / 흐리고 약간의 비가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