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에서 돌아오면 나는 언제나 ‘홈 스윗 홈’을 부르짓는다. 아무리 궁궐이라도 내 집처럼 편안할까? 잠 자리부터 내 몸에 익숙한 곳. 한국 떠나기 전 카네션을 한 다발 사다놓고 갔다. 두 남자들에게 내가 돌아올때 까지 나 본 듯 이 꽃 잘 관리 하라고 명령?? 해 놓고 갔는데 물도 잘 갈아주고 영양분도 아끼지 않고 주어 갈때 처럼 싱싱하게 살아있어서 얼마나 기분이 좋았는지 모른다. 저녁은 그동안 부실한 식사하느라 수고했다며 내가 식당으로 모셔가서 한턱 쏘았다. 그동안 알차게 먹지 못해서일까 두 남자의 얼굴이 기름기가 빠져나간 ‘푸실푸실’한 모습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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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대로 8일(토) 출국 준비를 서둘렀다. 마지막 올케를 보러 병원으로 갔는데 올케가 계속 설사를 해서 간병인이 고역을 치루고 있었다. 둘 다 보기에 너무 힘들다. 그래도 나는 떠나와야했기에 “언니 우리 기도해요.”라는 말 밖에는 할 수 없었다. 올케도 정신이 들었는지 “내가 누구냐?”고 물으니 알아보고 “고모, 와 줘서 고마워.”한다. 올케의 몸은 죽어가고 있으나 때때로 정신이 돌아 올때는 사람을 알아보고 힘들게 생을 이어가고 있다. 대소변을 받아내야하고 몸을 못 움직이면서 위암까지 겹쳐있어서 지금 올케는 최악의 컨디션이다. 들어내 놓고들 말들은 안 하지만 더 고생하지 않고 주님께로 돌아가기를 모두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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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카들은 나를 데리고 공항으로 가기 전에 아구찜 잘 하는 식당으로 안내했다. 빅토리아에서는 먹어볼 수 없는 아구찜아닌가. 사진에서 보는바와같이 콩나물에 아구가 그득하다. 아구찜속에 가끔씩 찾아볼 수 있는 미더덕이 입 안에서 ‘톡’ 소리를 내는데 뒷 맛이 아주 좋다. 미더덕 국물에서 바닷 냄새가 강하다. 낮이라 테이블 마다 여자들이 그득하다. 갯날인지 동창 모임인지 모두들 차려입고와서 떠들썩 하다. 부부와 함께온 사람들은 간간이 구석 자리에서 조용히들 식사를 하고있다. 우리나라 여성 파워 알만하다. 어찌 모습들도 힘차 보인다. 좀 과하게 말하면 ‘극성’ 스럽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좋다 좋아. 이래서 대~ 한민국이 발전하고 있다.
바닷 가에서 자랐다는 조카 사위말은 옛날에는 아구가 보기 흉해서 먹지 않았는데 이렇게 연구해서 사랑받는 음식이 됐단다. 사진을보니 다시 먹고 싶어진다. 흠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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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Air Canada)가 이륙하고 한 시간 반 쯤 되었을까 한데 식사가 나왔다. 식사에 김치 한 봉지씩 나왔다. 한국인이 많이 타는 Air Canada 에서 김치는 필수다. 내 양쪽에 캐내디언 부부가 탔다. 왜 자기들이 함께 앉지않고 나를 가운데로 넣었는지 참으로 요상하다. 내가 “당신들 부부인데 내가 끝으로 갈께요.”했더니 괜찮다면서 다 이유가 있어서 자리를 그렇게 잡았단다. 남편이 내게 “아내는 화장실을 자주 가기 때문”이라고 말 하면서 내 소매를 살짝 잡니다. 그 남편이 내게 귓속말로 “애구구… 부부가 이렇게라도 잠시 떨어져 있어야지요.”라며 익살을 떤다. 아내는 김치를 너무 좋아한다면서 승무원에게 김치를 하나 더 가져 갈 수 있냐고 묻는다. 여자 승무원이 고개를 끄덕이어니 그녀의 무릅위로 ‘두 두 두…’하며 무려 여섯개나 떨어뜨려주고간다. 아내의 입이 함박꽃 처럼 벌어진다. 옛날에는 서양 사람들 앞에서 김치 먹으려면 몰래 몰래 먹었는데 이제는 자기네들이 더 김치를 선호한다. 세상이 참 많이 바뀌었다. 김치 좋아하는 그들 부부와함께 지루함도 잊은채 무시히 밴쿠버 공항에 잘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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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카톡이 계속 여기 저기서 울린다. 모두들 짧은 일정에 아쉬워한다. 인정많은 한국인들. 그들을 사랑한다.
** 어제 저녁을 먹고 들어와 바로 골아떨어졌는데 아침에 카톡 소리에 잠이 깼다. 그러니까 중간에 깨지않고 아홉시간은 내쳐 잤다. 몸이 가볍고 피곤함도 없다. 내 몸에 시차적응 같은것은 없는가보다. 한국서도 별 부담없이 지냈다. 으 흐 흐 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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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바쁜 일주일간의 여행이었다. 마치 꿈 속에서 다녀온 듯 하다. 건강하게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것에 감사를 드리며 다시 내 일상으로 발을 내 디딛는다.
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