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어제는 밤중에 잠이 깨어지지 않아서 계속 잤는데 오늘은 4시 30분 경에 잠이 깼다. 이런생각 저런생각에 사로잡혀 한 시간을 허비하다 벌떡 일어나 부엌으로 향했다. 아침거리를 냉동실에서 꺼내놓지 않았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흰 쌀 밥만 먹었고 하숙생들도 내가 없는 동안 모두 흰 것만 먹어서 100% 보리쌀을 지금 삶고있는 중이다. 아직 샤핑을 볼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냉장고와 냉동고에 들어 있는 것 중에서 아침을 만들려니 머리를 잘 써야만 한다.

어제는 저녁식사가 끝나자마자 두 하숙생 모두 “휴~~ 오랫만에 음식 같은 음식 먹었다.”면서 둘이 서로 웃는다. 내가 한국으로 떠날 때 아흐레 동안 이들의 음식이 문제였다. 한 하숙생은 자기가 해 먹겠다 말했고 한 하숙생은 내가 해 놓은 것을 먹겠다고 말해서 그들이 원하는대로 준비해 놓고 갔었다.

돌아와보니 자기가 해 먹겠다고 말 한 이는 식 재료를 사다놓고도 해 먹지 않고 그대로 냉장고안에 있다. 한 봉지에 다섯개 들어있는 로매인 상추도 뜯지 않은 채 누워있다. 그이유는 뜯어서 빨리 먹지 않으면 상할까봐 그랬단다. 헐 헐 헐~ 그렇다면 상추 한 둘 사놓지 왜 큰 걸 샀담? 그런가하면 커다란 스파게티 국수 한 다발과(이것은 혼자서 두어달은 먹어야 할 양이다. ^^) 소스 병도 따지않은 상태다. 커다란 토마토도 봉지도 몇 알 먹었는지 아주 많이 남아있다. 그렇다면 열흘동안 무엇을 먹고 지냈을까? 이 사람은 밥을 물에 말아서 김치 몇 조각씩만 먹고 살았단다. 내가 왜 김치를 그렇게 조금씩 먹었냐고 물으니 사온 김치가 너무 맛이 없었단다. 헐 헐 헐~ (자신이 해 먹겠다고 한 사람은 아흐레동안의 식비를 제해 주었다.)

또 한 사람은 내가 만들어 놓은 반찬과 양념 고기 그리고 여러가지 국거리를 하나씩 빼 내어 먹기는 했는데 워낙 양이 적은 사람이라 이것도 절반 이상 남아있다. 이 분은 음식을 먹어 치워야하는 부담감이 컸다고 호소한다. 이분을위해 떡국 한 봉지를 사다 놓았는데 사골국물에 떡국 한 웅쿰을 넣고 끓여 김치와 양배추 썰은 것 그리고 오니언(이것은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방지였단다. ^^)을 먹으면서 지냈단다.

이러니 남자들은 혼자살면 골병든다. 돈이 있어도 그렇고 없어도 그렇다. 돈이 있어도 음식을 잘 할 줄 모르고 안다 해도 귀찮아서 그냥 대충 해 먹는다. 돈이 없는 사람은 더 더우기 아무꺼나 먹을 수 밖에 없다.

두 사람모두 각자의 방에서 코를 골면서 잘들 자고있다. 돌아온 주방장을 믿고 아침을 기대하는 모양이다. 창 밖 프리웨이에 출근하는 이들의 자동차 불빛이 요란하다. 귀중한 하루의 시작이다. 영차영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