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녁 : 버섯과 두부 된장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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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이럴때가 있다.
남이 나를 알지 못하고 보지 않을 때 잠시 나를 속이고 이득을 취하려는 마음.
내가 그랬다.
며칠 전 내가 매일 사용하고 있는 ‘Adobe Creative Cloud’ 의 일년 갱신하는 통보가 들어 왔다. 이 프로그램에서 나는 포토샵과 일러스트레이러를 쓰고있는데 일반인이 지불해야하는 가격이 매달 US $58이다. 이것을 캐나다 돈으로 환산하면 81.84불이다. 매월 내 통장에서 째깍째깍 떼어나간다. 너무 많다는 생각에 다른 항목을 뒤져보다 ‘Student’ 란이있어 클릭했다. 가격이 US $29.99불이다. 이쯤되면 부담이 없다 싶어 내 정보를 집어넣었다. 컴퓨터가 next next 하면서 잘 넘어간다. 흠 흠 그러나 맨 마지막에서 딱 걸린다. 학생 신분임을 알리는 학교와 얼마간 공부해야 하는지 등등의 질문이 있다.
허 허 허… 허탈한 심정으로 도로 빠져 나왔다. 그러면 그렇지 나 처럼 꼼수 부리려는 사람이 한 둘 일까? 거짓말로 적어넣었다가 나중에 된통 벌금까지 물어야 할련지도 모르고 얼굴은 안보이지만 망신스러운 메일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만기일이 지났지만 이 프로그램은 7일동안 무료로 사용할다. 아까운 시간을 삼일 흘러보내고 고민하다가 어제 밤 ‘아일랜드 이야기’를 다 쓴 후 Adobe 창을열고 ‘Contact us’로 문자를 띄웠다. 이어폰 그림이 뜨면서(이런 사인이 나오면 그쪽에서 글을 쓸 준비를 하고 있다는 신호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라 묻는다. 나는 내 이름과 함께 이 프로그림을 사용하는 비용이 너무 비싸서 싸게 좀 DC 해 줄 수 있냐고 메일을 보냈다.
그쪽에서 다른 사람과 체팅하게 해 주겠다며 기다리란다. 새로 들어온 사람에게 내 사정을 얘기했다. “나는 은퇴한 노인이고 지금 나는 국가에서 주는 최저의 연금으로 살아갑니다.’ 도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렇게 문자를 넣으니 “잠시 기다려 보세요.”라면서 내 파일을 꺼내 보겠단다. 이렇게 둘이 문자를 주고 받고 했는데 학생 가격인 US $29.99로 내 어카운트를 바꿔 놓았다는 문자를 보냈다.
“우와 우와, 정말 감사합니다. 오늘 밤 너무 행복하네요. God bless you”까지 온갖 애교를 다 떨면서 문자를 보냈더니 “곧 Adobe에서 설문이 나가는데 오늘 우리들의 대화에 만족한지 잘 적어 주세요.”라며 문자가 들어온다.
“하모 하모” “염려 마시라요.~~”
이렇게 잘 될 수 있었는데 학생도 아닌것이 속임수를 쓰면서 돈 몇 십불에 내 마음을 속이려했던 것이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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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비가 종일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