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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조정래 목사가 글을 보내왔다. 그동안 궁금했는데 참으로 반갑다. 목사님의 동향을 독자들에게 소개하면서 소식을 함께 나눈다.

 한국말과 한국음식…조정래 (위스칸신 거주)

목회를 떠나 치즈공장에서 삼년간 일하다가 다시 교회의 목사로 돌아와 일한지 벌써 2년이 되었다.  미국인 교인들이 주는 봉급으로 생활을 하니 교인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는데 주력을 해야 하므로 한국말로 글을 쓰는 것이 외도로 느껴져 한글로 글을 쓰는 것을 이년간 멈추었다.

그리고 글을 쓰는 것은 좀 위태로운 일이라고 느껴졌다.  노자께서, “말하는 사람은 알지 못하고, 아는 사람은 말하지 않는다.”고 했듯이, 나보다 더 많이 아는 사람들도 침묵을 지키고 있는데, 별로 잘 알지도 못하는 내가 주제도 모르고 떠들다가 창피를 당하고 비난을 당할 수가 있어 글쓰기가 겁이 났다.  그래도 글을 쓰지 않고 이년을 지내보니 좀 허전하고 외로운 느낌이 들어 다시 글을 써 보기로 했다.

한국말로 글을 쓸 때 힘들게 느껴지는 것은 존칭어로 글을 써야 할지 반말로 글을 써야 할지 자신이 생기지 않는다.  반말로 쓰자니 건방지고 무례하게 보일 것 같아 불안하고, 존칭어로 쓸려고 하니 예의를 갖추는 것은 좋으나 좀 자연스럽고 편하게 느껴지지 않아 실험적으로 반말로 써보기로 한다.

요즘 한국에서 사는 외국인들이 방송에서 나보다 더 정확하고 우아한  한국말을 하는 것을 보며 깜짝 놀랄 때가 있다. 나는 한국을 떠나 미국에서 근 삼십년가까이 살고 있으나, 여전히 영어보다는 한국말, 그 중에서도 경상도 사투리가 편하다.

나는 한국에서 살 때 미국 음식을 동경했다. 햄버거나 스테이크가 영양가 많은 음식이라고 좋게 생각했고, 한국음식은 무시했는데, 미국에서 오래 살고 있는 지금은 미국음식은 입에 별로 땡기지가 않고 자꾸 한국음식을 그리워 하고, 라면을 끓여서 김치와 함께 먹는 것으로 한국음식에 대한 그리움을 달랜다.

김치찌개나 짬봉에 나는 환장을 하는데, 씬디**는 손도 되지 않고, 씬디가 좋아하는 치즈를 버무린 마카로니나  땅콩 잼 샌드위치에 나는 별로 끌리지 않는다.  옛날 사람들이 “송충이는 소나무를 먹고 살아야 한다.”고 했지만, 나는 한국에서는 집도 절도 없이 살다가 미국에 건너와 밥 굶지 않고 사는 것만 해도 고맙게 생각해야 한다고 마음을 다 잡는다.

** 씬디는 사모님이다.

내가 목사님 글을 받고 반가운 인사를 드리니 목사님으로부터 바로 감사하다는 답장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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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뿌려서 나오있는 한국상추 깻잎 씨앗 하나가 떨어져서 대장처럼 크고있다. ^^
흰 감자 잎이 점점 커가고 있다
멀리서 보아야 예쁘다.
갓이 너무 커져서 아주 나무가 되어가고있다. 그래도 꽃이 화려해서 뽑아내지 못하고 함께 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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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15도 / 맑음 / 유시민의 저서 ‘역사의 역사’를 밴쿠버 ‘오늘의 책방’에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