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 우리교회 최의정집사가 전화왔다. “권사님 댁에 잠시 들릴께요. 뭘 좀 만들었어요.” 약 삼십분 후에 이렇게 진한 콩 국물을 한 병 가지고 왔다. 본인도 요즈음 몸이 불편한데 손수 음식을 만들어 가져온 성의가 너무 고맙다. 서로가 아픈 가운데 있으니 더욱 더 그 심정을 이해할 수 있는가보다. 최집사의 아픈 곳이 완전히 새 몸이 되기를 기도드린다. 아플때 좋은 이웃들이 내 곁에 많이 있다는 것 만으로도 나는 축복받은 사람이다.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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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홈 닥터 사무실에서 연락이왔는데 폐렴 백신을 맞으란다. 시니어는 맞아 두는게 좋다는 말이다. 마침 오늘 오전에 한 자리가 비어있다고해서 다녀왔다. 닥터즈 오피스 문간에도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서 있다. 알고보니 나 처럼 폐렴 백신 맞으러 온 사람들이다. 자기 이름이 불려지는대로 닥터즈 오피스로 들어간다.

나를 포함하여 65+ 되는 사람들의 모습을 관찰해본다. 너 나 할 것 없이 머리는 백설기가 내려앉았고 지팡이를 들고 있는 사람에 비실비실 거리며 걷는 사람도 있다. 나는 다행히 지팡이는 ‘굳 바이’ 했지만 아직은 척 척 못 걷고 넘어 질까봐 한 발자국 한 발자국씩 조심스럽게 걷는다. 한 번에 일곱명씩 들어가는데 내 이름이 불려지기까지 나는 밖에서 약 20 여분을 기다려야했다. 날씨가 더웠기 때문에 사람들은 건물 처마 밑 그늘을 찾아서 서있다. 나는 서 있기가 힘든 상황이라 넓적한 시멘트 대가 있어서 거기 걸터앉아서 기다려야만 했다.

‘언제 이렇게 나이를 먹어서 완전 시니어가 됐을꼬?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것은 내 의지가 아니다. 나 아닌 다른 내가 여기 앉아있는 것이다. 아무렴 내가 저 사람처럼 늙었다구? 말도 안돼… 내가 옛날 보던 그런 할머니들의 모습들 속에 내가 있다니. 헉’

이건 뭐 되지도 않는 망상을 하고 있는 내 꼴 좀 보소. 염색 하지 않는 요즈음 내 머리는 (특히 앞 머리) 언제 니 머리가 검었느냐?고 묻고있지 않은가. 어줍잖은 몸 짓도 딱~ 늙은이 행동이구먼. 뭐… 360도 돌려봐도 너는 이제 할마시로부터 절대로 빠져 나갈 수 없는 꼴이다.

65+ 는 그래도 젊구먼, 너는 70+ 잖아

아, 아, 난 몰라 싫어, 싫다구. 나 그런 숫자 정말 싫다구. 엉 엉 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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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은 비빔밥과 시원한 콩나물 국 (어찌하다 비빔밥은 사진을 못 찍었다.)
딸기 세 번째 손질

날씨 : 25도 / 더운 날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