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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이애란씨의 해학적인 노래 ‘백세인생’ 을 들으니 슬금슬금 웃음이 새어나온다.
육십세에 저 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아직은 젊어서 못 간다고 전해라.
칠십세에 저 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할 일이 아직 남아서 못 간다고 전해라.
팔십세에 저 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아직은 쓸만해서 못 간다고 전해라.
구십세에 저 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알아서 갈테니 재촉말라 전해라.
백세에 저 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좋은 날 좋은 시에 간다고 전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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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조카가 전화왔다. 올케언니를 호스피스 동으로 옮겨야 한단다. 입원한지 일년째다. 지금 올케언니의 병실에는 온 가족이 매일 들락거리고 간병인이 24시간 대기, 수시로 간호원과 의사가 방문하면서 생명을 연장해 가고있다.
올케언니 나이는 팔십을 조금 넘겼다. 위의 노래 가사를 살펴보면 ‘아직은 쓸만해서 못 간다’라고 하지만 올케의 몸은 한 곳도 쓸 만한 곳이 없이 다 무너져 목숨만 부지하고 있는 참으로 딱한 상황이다.
어제는 딸에게 “엄마에게 여차 한 일이 생기면 절대로 코에 Code 끼지 마라. 내 유언장에 그렇게 해 놓았다.”고 말했더니 딸아이가 껄껄 웃으며 “Don’t worry mommy, you are not gonna dye soon.”이라 말하면서 시쿤둥한다.
사실 백세인생이 무섭다. 양로원에서 모두들 정신없이 누워있거나 움질일 수 있는 사람도 마치 죽은 사람처럼 몰골이 볼상 사납다. 그분들도 젊었을때는 화려한 외모 뽐내며 다녔겠지만 늙어보면 모든것이 허사다. 그러기 전 조금이라도 여자의 모습 꽁지라도 가지고 있을 때 훨훨 세상을 뜨면 좋겠다.
백세 인생, 너무 기대하고 싶지않다. 위의 노래 가사로 치면 칠십에는 ‘아직 할 일이 남아 있어서 못간다’니까 나도 슬쩍 거기다 내 몸을 끼어 넣어본다. 열심히 운동하고 잘 먹고 좋은 생각하면서 살다보면 팔십에도 쓸만한 육체를 갖게되겠지. 기대하며 자리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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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15도 / 맑음 / 걸음 9180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