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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봄 작가의 ‘좌파 고양이를 부탁해’는 얇은 책자로서 자신의 엄마를 ‘손여사’로 등장시키면서 좌충우돌하는 해프닝을 적절한 문체로 잘 표현하고있다.

그녀는 2011년 「세계의 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했으며 현재 영화와 애니메이션 시나리오 작가로, 문화예술 기획자로 활동 중이다.

우리 사회에서는 수많은 의견 대립들이 ‘좌파’냐 ‘우퍄’냐 극단의 프레임으로 짜이기도 한다. 그리고 그 극단의 프레임은 가족이라는 공동체 안에서 가장 첨예한 ‘싸울 거리’로 등장하곤 한다.

김봄 작가는 이 웃기고 슬픈 현실을 직시하며 에세이 쓰기를 결심했으며, <좌파 고양이를 부탁해>는 70대 엄마와 40대 딸이 일상에서 겪은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사회 구조적인 문제들에 접근한다. 그리고 그 문제들이 과연 ‘좌우’의 시각으로만 판단 내려질 수 있는 것인가 질문하며, 대한민국의 축소판과도 같은 ‘가족사’를 통해 공생(共生)의 전략과 해법은 없는지 고민하게 한다.

나도 미국에 살고있는 울 언니와 가끔씩 이런 입씨름을 하곤한다. 내가 태극기부대의 무례한 행동들을 얘기하면 언니는 마지막 전화를 끊기전에 꼭 이렇게 말한다. “얘 그런데 그런얘기 어디가서는 하지마.” 나는 안다 언니는 보수파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언제나 나는 “언니는, 정말 답답하네. 언니같이 많이 배운 사람이 왜 그 가까 뉴스를 보는지? 이쪽 저쪽 뉴스를 잘 보면 담박에 어느 놈이 거짓말을 하는지 알게되거든… 어휴. 답답…” 이렇게 내가 큰 소리로 떠들어대면 언니는 대충 얼버무리고 전화를 끊곤한다.

여기 작가의 마지막 글 ‘좌파 딸을 부탁해’를 조금 실어본다.

” 손여사(엄마)는 여전히 보수다.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다. 손 여사가 보수라고 해서 내가 엄마 취급을 안 할 것인가? 손 여사 역시도 내가 진보 딸이라고 해서 딸 취급을 안 할 것인가?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나는 보수의 돈으로 자랐다. 그 돈으로 학원에 다녔고, 책을 사 읽었다. 손 여사는 매년 몇 백 권씩 책을 사줬고, 종이를 아끼지 않고 쓰고 그릴 수 있도록 해줬다.

그 덕에 나는 진보의 가치를 접했고, 진보적으로 사고하게 되었다. 다르지만 다른 모습 그대로 함깨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게 되었다. 모두 다 손 여사 덕분이다. 무엇보다도 누군가의 어머니이며, 누군가의 딸인 당신들과 함께 내게 충만했던 그 마음들을 나누고 싶다. 좌파와 우파 모두, 우리 모두.

그러니 엄마, 앞으도 나를 잘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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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집에서도 이렇게 좌파 우파로 나뉘어 설전을 벌리지만 그래도 끈끈한 가족임은 틀림없다는 작가의 마음이 가슴에 와 닿는다.

마치 나와 울 언니의 관계처럼 잠시 으르렁 거리지만 다시 전화하면 ‘호 호 하 하’ 하는 것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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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nner : 아플때는 잘 먹어야 한다. 뭐가 입에 당길까? 투자좀 하자고 스스로 부축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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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8도 / 쌀쌀함 / 맑음 / 집에서 운동 20분씩 걷기 x 2 = 40분 / 통증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음 extra care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