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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전화하지 않던 아들녀석이 요즈음 일주일에 두 번정도 연락이온다.

허 허 허~~~

아들녀석의 새로운 변신이다.

두 아이의 아빠가 되고부터 뭔가를 느끼는 모양이다. 하루는 전화기를 통해서 보는 아들의 얼굴이 초췌한 모습이라서 “너 얼굴이 피곤해 보인다.”라고 말했더니 “응, 엄마 요즈음 터너(손자)가 잇빨이 나고있고 약간 감기 기운이 있어서 밤에 자주 깨어서 울어서요.”라 말한다. 이때다 싶어 내가 기회를 잡아서 “오, 그랬구나, 엄마가 너한테 하던일을 이제 네가 하고 있네.” “? 아들은 껄껄 웃으며 이게 엄마의 복수?”라며 너스레를 떤다. “복수라도 그런것은 행복한 복수다.”나도 지지않고 응수해 주었다.

사실 아들녀석은 아이를 낳기전에 일부러 내게 전화하는 일이 매우 드물었다. 내가 전화를 걸고 안부하면 “I am okay” “Bye-mommy”이정도가 그가 내게 해 주는 답이었다. 그러나 요즈음 저녁시간에 울리는 전화는 분명 아들녀석의 전화다. 손녀와 손자의 커 가는 모습을 보여주며 할머니와 얘기하게 해준다. 손자는 할머니가 누군지도 모르면서 나만보면 두 손을 흔들어준다. 참으로 반갑다. 이렇게 사람은 자식을 낳아서 기르면서 그 부모의 인생도 이해하게 되는가보다. 고마운 일이다.

최근 영국에서 진행한 한 연구에서 여성이 철드는 나이가 평균 32세인 것에 비해 남성은 그 보다 11년이나 늦은 43세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하는데 우리 아들은 그 보다 훨씬 더 늦은 쉰 한 살에 철이들고있으니 늦어도 한참 늦은 셈 아닌가?

어디 아들만 늦었을까? 딸아이를 통해 바람타고 간간이 들려오는 옛 아이들 아빠의 소식은 어떤가. ‘아, 내가 네 엄마한테 잘못한게 너무 많다. 내가 철이 없었어. 모든것을 이제야 깨닫게되니 어쩌노? 끙끙…”

그러고보니 남자들의 일찍 철들기는 이래저래 기대할 수 없겠다. 나도 남자들이 여자들보다 휠씬 더 이해성많고 참을성 많은줄 알았는데 살아보니 그 반대였다. 그러나 우짤꼬? 마음 넉넉한 여자들이 남자들 토닥토닥 두들기며 손 잡고 잘 살아가야하지 않을까? 끙끙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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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11도 / 흐리다 맑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