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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헤어질꺼예요. 영감 다시는 안 보고 싶어요.” 할머니의 음성이 매우 단호하다. 딸네집으로 온 할머니는 할아버지와 무슨일로 다투었는데 이제 내가 이 나이에 이런꼴 보고 살 일이 뭐 있냐며 홀가분하게 혼자 살겠단다.
“잘 하셨어요.” 나는 또 이렇게 이 할머니를 부추겼다. 이렇게 잘 했다고 장단맞춰주는 것이 잘 한 짓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할머니의 분이 풀리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할머니의 말을 들으면 말 안 통하는 영감님과 평생 스트레스 받으면서 살 일이 뭐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제 조금 남은 인생길 좀 편히 살다가는것도 바람직하지 않은가.
일 주일이 지나고나서 할머니가 전화왔다.
“나 다시 집에 들어왔어요.”
“예에???” 나는 힘이 쭈욱 빠졌다. 대체 왜들 이러는거야? 사는것 장난해?
사연은 이렇다. 두 사람이 싸운 후 할머니가 집을 떠나고 아무 소식이 없으니 할아버지가 궁금증이 나기 시작했다. 아무리 카톡을 보내도 소식이 없으니 긴긴 사연을 적어 보내면서 ‘싹싹’ 빌고 다시는 그렇게 하지 않겠다며 자기가 성질이 못돼서 그런데 이제 정말로 나쁜버릇 고치겠다며 할머니께 간청했단다. (내 이럴 줄 알았어. 이런 할머니는 절대로 집 못 떠난다구. 흥 흥 흥 다시는 나 한테 영감 욕하지말고 둘이 잘 살라지. 몇 십 년 혼자 살아온 사람한테 사랑싸움 자랑해?) 나는 공연히 심통이나서 투덜거려본다.
옛날 김진홍 목사의 설교에 이런 것이있다. 판자촌에서 목회할 때다. 가난하게 사는 동네라서 허구한 날 이곳 저곳에서 부부싸움이 벌어지고 있었다. 그 중에도 특별히 그 집은 아내가 하루도 남편한테 두들겨 맞지 않는 날이 없었단다. “죽여라, 살려라” 고함소리 요란할때마다 김진홍목사 생각에 “애구구 저 여자 내일 아침에는 보따리 싸겠다.”고 생각했지만 그 전 날 두들겨맞던 후라이팬에 계란 후라이를해서 남편앞에 놓으면서 “여보, 식기전에 아침 드셔요.”라며 멀쩡하게 평화스러운 아침을 맞곤 한단다.
**이렇게 싸우는 부부는 못 헤어진다.
**교양지키고 안 싸우는 부부가 문제다.
**부부여, 싸우라 싸우고 헤어지지 말라.
** 싸운다는 것은 기운이 있다는 것이고 희망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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