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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리아에서 오랫동안 살다가 2 년 전에 밴쿠버로 이사나간 정은주 침방 원장으로부터 건강제품들을 선물 받았다. 생각지도 않았는데 왠 커다란 소포가? 박스 안에는 내게 많은 도움이 될 만한 것들이 들어있다. 그동안 내 건강을 매우 염려해 오던 그녀다. “옛날처럼 펄펄여사로 돌아오세요.”라는 귀여운 문구까지 넣은 예쁜 카드도 들어있다. 이곳에서 함께 지낼동안 친 딸 처럼 지내왔는데 그녀의 사업장이 옮겨지면서 얼굴 못 보고 산지가 이 년을 넘겼다.

사람은 헤어지고나서 그 사람의 진면목을 안다고 하잖은가. 모른척하고 살아도 될 터인데 잊지않고 정성스럽게 보내온 선물에 감격하게된다. 오래 전이기는 하지만 밤중에 잠 옷 바람으로 우리집에 들려서 나와함께 자고 새벽에 다시 집으로 돌아가기도 했던 그녀다. 만나면 별로 할 얘기는 없는것 같은데 그져 마주보고 있는 것 만으로도 위로가 되었는지도 모른다. 나도 왜 왔냐고 묻지도 않았다. 이렇게 가끔씩 사람들이 계획에는 없었지만 자고 가는 일이 있다. 이럴때를 대비하여 나는 여분의 칫솔을 꼭 준비해 두어야한다.

내가 한창 힘들때 어디를가서 울때가 없었던 기억이난다. 많은 사람들과 ‘하 하 호 호’ 하며 떠들고 웃고 놀기는 했지만 막상 절망의 순간에는 갈곳이 없던때가 가장 슬펐다. 사업의 실패로 다 털고 맨 손으로 미국으로 내려갈때 “꼭 가야만 하느냐? 내가 도울길이 없느냐? 우리 집에서 당분간 있어봐요.” 나는 아마도 그런것을 기대했으리라.

‘아직도 나를 기억하며’ 내 건강을 위해 이렇게 건강제품들을 보내온 그 분의 따뜻한 마음이 깊이 전해온다. 고맙고 또 고맙다. 나도 이분처럼 나의 남은 생애 내 주위에있는 몸이 아프거나 마음이 힘들거나 기타 외로움에 처해있는 이웃들을 보살피며 갈 일이다.

‘마음이면 마음, 일이면 일, 금전이면 금전 이 모두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으로 아낌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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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13도 / 흐리다 맑다 반복 / 산책 1회 / * 눈 첵업 2번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