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의 벗꽃 ; 정은주님 제공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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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런은 신경계를 이루는 기본 단위 세포다. 인간의 뇌에는 약 1,000억 개의 뉴런이 있으며, 각각의 뉴런은 5,0001만 개의 시냅스를 형성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를 계산해 보면, 성인의 뇌는 총 5001,000조 개의 시냅스를 형성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는 미국 의회도서관 장서의 15~30배에 달하는 정보를 저장할 수 있는 어마어마한 수준이다. (출처: 한겨레 – 미래 & 과학)

이 사실에 따르면 우리는 평생을 살면서도 뇌의 잠재력을 아주 조금밖에 사용하지 못하고 죽는다는 셈이다.

기억력이 뛰어난 사람을 흔히 ‘photographic memory’를 가진 사람이라고 부른다. 이런 능력을 가진 이들은 참으로 큰 행운아다. 세계적인 지휘자 로린 마젤 역시 천재적인 기억력으로 유명하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악보를 한 번만 보고도 기억할 수 있었고, 교향곡을 통째로 외우는 신동이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일부 사람들에게서 나타나는 특별한 증후군은 특정 분야에서 놀라운 기억력과 재능을 발휘하게 한다. 영화 굿 윌 헌팅레인맨에는 이러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특히 레인맨의 실제 모델이었던 킴 픽은 무려 1만 2천 권의 책을 외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영국의 화가 스테판 윌트셔는 자폐를 앓고 있음에도 도시와 건축물을 한눈에 기억해 정밀하게 그려내는 재능을 보인다.

물론 이런 천재들의 이야기는 너무 멀게만 느껴진다. 그래서 이제는 나의 이야기를 해보자.

뒤로 넘어져 등뼈 3군데 금이간 이후 칼슘에 관한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는데, 섹션별로 내용을 타이핑해 정리하고 반복해서 읽으며 내 것으로 만들려고 노력 중이다. 오늘은 치아에 관한 부분을 공부했는데, 몇 줄 되지 않는 문장을 하루 종일 보고 또 보며 외우려 애썼다. 산책길에서도 더듬더듬 되뇌이고, 밥을 하면서도 중얼거렸다. 잠자리에 누워서도 종이를 들여다보다가 “휴…” 한숨이 절로 나왔다. 사실 원리만 대충 이해하고 넘어가도 되겠지만, 괜히 찜찜해서 끝까지 외워보고 싶었다.

이런 둔한 머리로 어떻게 학생 시절 낙제하지 않고 공부했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이해는 다 되는데, 막상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려면 멋지게 정리해서 말하지 못하는 나 자신이 답답하다.

그러다 문득 나이를 떠올리며, ‘그래, 나이 탓이지. 이 나이에 공부라니…’ 하며 스스로 위로해 본다. 하지만 곧바로 ‘이 나이가 어때서? 간섭도 없고, 시간도 많아. 지금이야말로 공부하기 좋은 나이지!’ 하고 되새긴다.

인터넷에서 ‘나이를 먹으면 머리가 나빠지는가?’라는 질문을 찾아보니 이런 글이 있었다.

“인간의 두뇌도 나이가 들면 뇌세포가 줄어든다는 보고는 있지만, 줄어든 만큼 두뇌 활동이 떨어진다는 명확한 증거는 없다. 훈련을 통해 더 많은 네트워크 연결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네트워크 효과 덕분에 뇌세포가 줄어드는 것보다 훨씬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 글을 읽고 보니, 늙는다고 반드시 두뇌 활동이 떨어진다는 근거는 없는 듯하다. 결국 내 머리가 처음부터 그리 명석하지 않은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도 지금까지 잘 써먹어 왔으니, 앞으로도 하던 대로 열심히 훈련하며 쓰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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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11도 / 맑음 / 산책 1회 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