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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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솥에 잡곡 밥

목장예배가 있는 날이었다. 예배는 2째 4째 금요일에 보는데 목원들 가운데 가게하는 분이 있어서 저녁 9시에 예배를 본다. 보통때는 zoom meeting에 들어가서 다들 얼굴보고 예배를 보는데 오늘은 내 얼굴이 나오지 않는다. video를 켜 놓았는데도 네모난 상자만 보이고 얼굴은 나오지 않는다. 컴퓨터를 다 끄고 다시 시도를 해 보았지만 역시 마찬가지다. 시간이 없는 관계로 다른 사람들에게 방해가 될것 같아서 나는 얼굴없이 예배를 보게됐다. 화면에는 모든 사람들의 모습이 보이지만 내 얼굴을 보지 못하는 목원들은 얼굴을 못 보니 섭섭하다고들 한다. 그래도 음성은 들어가니 함께 성경도 읽고 느낌도 나누면서 한 시간 예배를 잘 보았다.

이렇게 예배를 보면서 하나님 생각을 해 보았다. 그것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다 보고 계시는데 우리는 하나님을 볼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하나님께서는 매 순간마다 우리들의 움직임을 간파하고 계신다. 뿐만 아니라 그 마음속에 있는 것 까지 다 들여다 보고 계시는데 우리는 하나님이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경고망동한 행동과 거짓말하기, 욕심부리기, 교만하기, 게으르기, 음탕하기, 나보다 못한이를 깔보기 등등의 죄를 저지르고도 양심의 가책없이 잘 살아가고 있다.

사실 나는 예배보는 한 시간동안 좀 즐겼다. 나를 들어내지 않고 남을 본 다는것에 스릴까지 느끼면서 말이다.

다른 사람들 표정도 살펴보고 성경 읽는 모습도 지켜보고 성경을 읽고 나눌때는 누가 하나님 말씀에 더 가까이 가서 얘기하나.. 이런것도 관찰하게됐다. 그런데 정말 하나님도 그러실까? 란 생각이 든다. 아닐 것이다. 하나님이 얼마나 바쁘신 분인데 그런 쬐쬐한 행동들에 시경을 쓰실까? 하나님께서는 졸지도 주무시지도 않으신다고 했다. 정말 그럴 것이다. 이 많은 인간들 어떻게 살아가나 늘 관심있게 봐 두어야하니까 언제 잠을 잘 수 있을까?

하나님은 얼굴이 없으셔야한다. 그래야 우리들 몰래몰래 숨어서 하는 짓들 다 알 수 있을테니까. 아~ 하나님은 오늘도 많이 즐기고 계시겠지? 인간을 지으시고 인간들로부터 웃기도 하고 울기도하고 후회도 하시면서. 그러니까 하나님은 절대로 외롭지 않을 것이다. 나쁜놈들 회개할 때까지 오래오래 기다려 주시려면 하나님도 많은 인내가 필요하시지 않을까 싶다.

얼굴 내밀지 못하고 목장예배 본 저녁에 이런저런 넉두리를 해 보며 잠 자리로 이동한다.

연못에 나타난 거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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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15도 / 맑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