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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에 걷기위해 집을 나섰다.
매일 걷는 동네, 집집마다 피고지는 꽃들, 어제는 몽우리가 올라오더니 오늘은 꽃이 피고 그리고 얼마 있으면 꽃이질 것이다. 봄에 뽀족히 올라오던 싹들은 온 간데 없고 그 꽃들이 남긴 잔재들이 볼품없이 쓰러져있다. 마치 늙어 힘없고 희망이 사라진 노인들의 모습과 흡사하다. 그러나 이들의 잔재들은 지금은 슬프지만 내년에 다시 태어날 희망이기도 하여 인간보다 행복하다 하겠다.
나무들은 이제 완벽한 입사귀들로 둘러쌓여있고 어느 집 하나라도 소홀한 정원이 없다. 정원이 크면 큰대로 작으면 작은대로 잡초를 뽑고 삐쭉 나온 가지는 잘라내면서 이곳과 저곳이 잘 어우러지도록 손질하기에 바쁘다. 어느집은 여자가 사닥다리를 올라가서 지붕 가터를 청소한다. 그녀의 씩씩한 모습이 보기에 참 좋다.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하는 사람들이 지나치면서 ‘하이’라며 조용히 인사한다. 나도 ‘하이’라고 인사하며 지나간다. 일년중 가장 아름다운 계절이 5월이라고 말하고 싶다. 이제 내 걸음도 좀더 빨라져가고 옆구리를 쥐고 걷던내가 두 팔을 내 두르며 걷고있다. ‘앗싸~’ 내 입에서 절로 흥이 돋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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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 아는분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글쎄요, 어제 저의 생일이었어요. 남편이 생일선물로 무슨 갱년기 여성에 좋다는 약(혹은 보조제)을 사온다기에 기겁하고 사오지 말라고 했어요. 나는 일반 바이타민도 사다놓고 잘 챙겨먹지 않아서 그런것 이제는 부담스럽다고 말 했지요. 여러번 강조하면서 사오지 말라고 했는데도 남편은 내 말을 듣지 않고 사왔어요. ‘헉 헉~’ 기가 막혔지 뭐예요. 그런데도 나는 절대로 먹을 수 없다고 return 하라고 했어요. 남편은 이것은 returen이 안 된다고 하더군요. ‘헉 헉~’ 더 기가막혔지요. 요즈음 returen 안되는 상품이 어디있나요? 저는 끝내 먹지 않겠다고 말했고 남편은 반품할 의사가 없다면서 그 제품을 자신이 먹겠다고 하더군요. ‘헉 헉~’ 이건도 또 뭐죠? 여성 홀몬이 들어있는 제품같은데 남성이 먹어도 되는지가 궁금하네요. 어찌 남편은 이다지도 아내의 마음을 몰라 줄까요.”
아이구, 말 마슈 남자들의 그 맹숭한 행동 어디 한번 들어보실래요? 내 얘깁니다.
“내가 처녀시절이었지요. 남편이된 그 남자가 총각시절에 미국에서 비행교육을 일 년동안 받고 돌아왔어요. 나는 그래도 내심 미제 좋은 선물 하나쯤 기대하고 만났지요. (50년 전 그때는 미제가 최고의 선물이었지요. 뭐든지 미제는 인기 품목이었어요.) 그런데 그 남자가 내게 준 선물은 영어로된 ‘Cook Book’이었지 뭡니까. 헉 헉 헉 기가 막혔어요. 그 요리책에 나오는 재료를 한국 어디서 구하며 또 오븐이 이디 있어서 bake를 할 수 있단 말입니까? 그때는 연탄불에 밥 하고 다시 그 불에 찌개끓이고 하던 시절이었지요. 아무튼 남자들의 머리는 한쪽은 돌로 꽉 채워져 있나봐요. 나는 꼭 다시 한번 남자로 태어나서 뭇 여성들에게 기쁨 ‘뿜뿜’ 선사하고 멋지게 한번 살다 죽고 싶어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줄리어스 시저’ 처럼 많은 애인을 가지고서도 불여화음 안 만들고 살다 간 그 남자 처럼 말이죠. 으 흐 흐 흐 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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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18도 / 맑음 / 산책 1 번 / 집 운동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