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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약속 날짜를 종종 잊는다. 리모컨을 어디에 두었는지 기억 못하고, 친구의 이름을 떠올리지 못하는 경우도 흔하다. 지하 1층에 세워둔 자동차를 지하 2층에서 찾아 헤매거나, 찌개를 불 위에 올려놓고 한참을 졸이는 아찔한 상황도 더러 있다. 치매 초기인 것 같다고 농담조로 말하지만 속마음은 웃을 수 없다.
나는 젊었을때도 건망증이 심했는데 그래도 어찌 큰 일 없이 지금까지 살아왔는지 감사할 따름이다. 미국에 살때 아주 큰 대형 샤핑몰에 자동차를 세워두었는데 내 자동차가 없어졌다. 경찰에 자동차 도난신고를 내고 발을 동동 구르며 안타까워 하다가 정신을 차리고 입구에서 다시 자동차를 찾던 중 정문이 2개 있는것을 알았고 다른 정문에 세워둔 내 자동차를 찾았던 일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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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끝내고 부엌 정리까지 마친 후 방에 들어가 쉬기 위해 전화기를 찾았다. 아침에 내 손에있던 전화기가 보이지 않는다. 침대위에서 그것이 없으면 허전하고 책은 무거워서 볼 수 없어 전화기는 필수로 침대위에 나와함께 올라와야 하는 물건이다. 다시 부엌으로 내려가서 전화기를 찾아보지만 아무데도 없다. 헉~ 다시 이층으로 올라와서 있을만한 곳을 다 뒤져도 전화기는 보이지 않는다.
아침에 밖에 나간일도 없기 때문에 전화기는 반드시 집 안에 있어야만 했다. 아랫층과 이층을 세 번씩이나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전화기를 찾는데 전화기는 그림자도 찾아볼 수 없다. 그러던 중 갑자기 불길한 예감이 든다. 조금전에 세탁기를 돌렸는데 혹시 빨래감 속에 딸려 들어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불안한 예감이라는 것은 세탁기를 돌리기위해 이층에서 큰 타올 2개를 가지고 내려왔는데 그때 전화기가 묻혀들어갈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급한 마음에 쉭쉭거리며 돌아가는 세탁기를 끄고 젖은 빨래들을 하나씩 꺼내기 시작했다. 빨래를 하나씩 꺼낼때마다 가슴이 떨려온다. 정말 전화기가 물속에 잠겼으면 낭패가 아닌가. 전화기는 새로 산다고해도 그 안에 들어있는 내용물을은 다 날라가 버렸을터이니 어쩐담. 딸 아들 전화 번호도 외우지 못하는데 다른 사람들의 전화 번호야 당연히 기억 할 리가 없다.
멈춘 세탁기 안에서 특히 의심되는 커다란 수건 2개를 꺼냈지만 다행히 전화기는 세탁기 안에서 발견되지 않았다. 휴~ 한숨을쉬고 다시 전화기 찾아 삼 만리를 한다. 불행하게도 집에는 나 혼자있어서 누구에게 내게 전화를 걸어 달라고 할 수도 없었다. 전화기가 한번도 누워보지 않았던 설합장들과 냉장고안도 다 뒤져본다. 여전히 전화기는 내 눈에 나타나지 않는다.
결국은 포기하고 다시 이층으로 올라와서 쉴려고 작정했다. 그때 화장실을 막 지나치려는데 내 눈이 화장실 안 창문밑으로 간다. 거기에 까만 내 전화기가 나를 쳐다보며 배시시 웃고있다. 오늘은 오후에 Cleaning lady가 오는 날이다. 나는 항상 그녀가 오기전에 미리 변기는 내가 닦아놓는데 그때 전화기를 멀찌감치 창문 아래 두었던 것이다. 전화기를 찾기위해 무려 한 시간 이상이나 소요했다. 제발 나의 건망증이 여기서 멈춰주고 더 큰 것이 오지 말아야 할텐데…
** 이 일 후 전화기에 들어있는 전화번호를 컴퓨터안에 입력하기로했다. 혹시라도 정말로 전화기를 잃어버렸을때를 대비해서다. 내 전화기안에 들어있는 사람은 397명이다. 하루에 50명씩 입력해두면 8일 걸려서 다 저장할 수 있다. 오늘 숙제(50명)는 잘 하고 자리에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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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15도 / 맑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