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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대로 수영장을 찾았다.

그러니까 약 일 년 반 만이다. 코로나가 풀리면서 2 달 전에 수영장이 오픈됐다는데 그래도 모두 몸을 움추리고 선듯 나서지 못했었다. 이제는 마음잡고 수영장에 가기로 마음먹었고 동네 Juan de Fuca Swimming Pool에 갔다. 아직 아이들이 올 시간이 아니어서 풀장안은 조용했다. 약 45분동안 물 속에서 걷고 뛰면서 운동을 했는데 마침 11시에 Aquacise (Water based aerobics)시간이어서 합류해서 한 시간동안 운동했다. 11시 운동이 시작이 되기전에 내 곁에서 한 분이 내게 둘이 더 빨리 움직여 보자며 제안했다.

“Let’s move faster”

“sure”

그 분은 나 보다 나이가 휠씬 더 많은 분인데 장난기가 요동을 하는지 까르르 웃으면서 물 속에서 온 몰을 흔든다. 나도 질새라 더 빨리 흔들어댔다. 처음에 30초 하자더니 “조금 더 할까?” 한다. 내가 또 “Sure”라고 대답하니 좋다면서 마구마구 몸을 흔들어댄다. 우리는 처음 보지만 옛날에 오랫동안 만나오던 친구처럼 서로 보면서 웃어댔다.

운동이 시작됐다. 젊고 발랄한 강사가 나와서 열심히 제스쳐를 하고 우리는 따라한다. “배 꾹꾹 눌러요. 어깨 펴구요. 숨쉬기 배로!
한 시간동안 연신 이런 외침을 하면서 동작을 바꾼다. 물 속이라 다칠 염려도없고 전신 운동을 하게되니 내 속에 모든 찌꺼기가 다 정리되어 나갈 준비를 하는 듯 하다.

내 곁에는 몸집이 나의 2~3배는 될 듯한 남자가 열심히 운동을 한다. ‘우짤고, 언제 살이 빠질련지. 조금 더 일찍 서둘렀으면 좋았을텐데…’ 이렇게 나 혼자 군시렁 거려본다. 운동이 거의 끝나갈 무렵 강사가 한 팔을 어깨뒤로 젖히고 다른팔을 뒤에서 위 팔을 잡아보라고 한다. 헉~ 안돼네. 옛날에는 잘 됐었는데. 팔과 어깨 근육들이 굳었어. 집에와서 거울을 보면 뒤로 젖힌 두 손을 잡아보려고하니 거리가 어립도 없다. 목표가 세워졌다. 앞으로 이 양손을 뒤로 잡는것을 목표로 삼고 열심히 운동할 것이다.

탈의실에서 할매들의 모습을 좀 정리해 보자. 나를 보는 다른 할매도 똑 같은 생각을 할 것이겠지만 아무튼 늙은 여자의 벗은 모습은 ‘참아주세요.’다. 평생에 끌고 다니던 다리들은 여기저기 울퉁불퉁 심줄이 뒤 엉겨있고 늘어진 뱃가죽은 또 어떻게 올려야 할련지. 흠~ 양쪽팔에 물기는 다 빠지고 두꺼운 가죽들만이 달려있다.

아무도 쳐다봐 주지 않을 나이의 여자, 무엇을 바른들, 무엇을 입은들 아무도 관심없는 나이.

할머니들의 메니큐어 바른 손톱과 발톱들이 어쩐지 슬프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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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맑음 / 23도 / 수영 1시간 45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