솜 처럼 부드러운 폭탄 계란찜 :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1968년에 멕시코 올림픽이 열렸다. 메인 스타디움에는 수백명의 마라토너들이 출발 선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출발신호가 울리자 선수들은 힘차게 뛰어나갔다. 그런데 한 선수가 그만 옆 사람과 부딪치면서 스텝이 꼬여 길 위에 나딩굴고 말았다. 이내 대기 중이던 의사들이 달려왔고 이 상태로는 뛰기 힘들다는 진단을 내렸다.
넘어진 선수는 아프리카의 가난한 나라 탄자니아 출신의 마라토너였다. 삐쩍 마른 몸에 쾡하니 들어간 그 커다란 눈에는 금세 절망과 슬픔의 눈물이 글썽 거렸다. 그런데 앞서 나간 선수들을 망연자실 바라보던 그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 달리기 시작했다.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한 발 뛰고 넘어지고 두 발 뛰고 고꾸라 지면서…그렇게 힘들게 그가 메인 스타디움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불들이 다 꺼져 있었다. 언제올지, 혹은 안 올지도 모르는 가난한 나라의 부상당한 흑인 마라토너를 기다리는 심판들의 지루하고 무의미한 몸짓만이 결승점의 희미한 전조등 속에 흔들리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그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했다. 모두가 그를 단념할 무렵 그는 결승점에 골인했던 것이다. 그리고는 결승점을 넘어서자마자 그대로 넘어져 미동도 하지 않았다. 사람들이 달려와 담요를 덮어주고 그를 안아 일으켰을 때 그의 눈에서는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렸다. 제19회 멕시코 올림픽은 그렇게 막을 내렸다.
사람들이 그에게 “왜 포기하지 않았습니까?” 라고 질문했을 때 그는 “나의 조국에서는 완주하라고 지구의 반대편에 있는 이곳에 나를 보냈습니다.”라고 대답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어제 밤에 하마터면 또 응급실에 갈 뻔했다. 조짐이 좋지 않아서다. 누우면 편안했던 배가 요상한 느낌을 보내왔다. 밤은 깊어가고 어찌해야할지 몰라서 한참을 서성였다. 응급실에 가봐야 대답은 뻔하고 나는 또 실망을 하고 돌아올 것이다. 겨우겨우 몸을 안정시키고 잠오는 약을 한 알먹고 몇 시간 자고 일어났다.
아침에 수영을 갈까 말까 망설여졌다. 그냥 침대위에서 고요히 누워있는것이 편하지 않을까? 싶어서다. 그런데 어제 밤에 읽던 그 글귀가 번쩍 가슴에 들어온다. “나의 조국에서는 완주하라고…” 하나님께서는 나를 이 땅에 태어나게 하신것이 사는동안 최선을 다해 살다 오라고 했다. 누워있어서 해결나는 것은 하나도 없다.
주섬주섬 수영복을 챙겨 평소처럼 수영장으로 달려갔다. 푸르르고 깨끗한 수영장물이 나를 반긴다. 내가 처음에 어설프게 수영할때 부터 보아오던 남자가 나의 수영 동작을 보더니 “오, 엘리샤, 처음보다 수영실력이 정말 많이 늘었어…” 하며 엄지척을 올려보인다. “Thank you 어프어프” 나는 이제 수영하면서 말도 할 줄 안다.^^ 처음에는 수영에 집중하느라 말 하는 것이 부담이되어 눈만 꿈뻑했었다. 포기하면 안된다. 그날까지 내 인생의 완주 카드를 풍성하게 만들어가자.
날씨 : 17도 / 흐림 / 수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