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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은 돈 벌이는 없고(당연) 돈 쓰는일만 가득하다.
2 주전에 이빨 청소하러 2년 만에 갔더니 아래 어금니 두개를 보수공사 해야된다고 했다. 이빨은 위쪽보다 아래가 탈이많이 난다고 한다. 당연히 그럴것이다.
Dr. Pite는 내가 11년 전에 빅토리아에 와서 만난 치과의사다. 성격도좋고 일도 꼼꼼하게 잘 해줘서 마음에든다. 수영을 마치고 달려간 치과. Dr. Pite가 ‘소리소리’ 하면서 양쪽볼에 마취를 시킨다. 마취를 시킬때 찌르는 바늘도 만만찮게 아프다. 나는 의자에 누워서 두 손을 힘 주어 마주잡고 배 위에 올려놓았다. 치과에 들어서면서부터 뭔가 공포를 일으킨다.
어찌어찌 오른쪽 어금니를 다 마치고 왼쪽을 할 차례의 Dr. Pite가 다른 방으로 가고 간호원이 내 왼쪽 이빨을 건드린다. 왼쪽이빨은 크라운교체다. 간호원이 무엇인지 연장을들고 두드리고 위로 올리는 듯 계속 같은 동작을 한다. 그 순간 나는 ‘이게 뭐지? 얘가 내 크라운을 뽑는 건가? 그건 아니겠지. 감히 간호원이 크라운을 빼 낼 수는 없지…” 하면서 주시해 보는데 간호원은 뭔가 잘 안되는지 계속 왼쪽 어금니와 씨름을 하는 듯 하다.
나는 불안해서 견딜수가 없다. 뽑아도 의사가 뽑아야지 왜 지가 뽑아? 나는 손을 번쩍들고 간호원에게 말했다.
“wait a moment. I want to talk to Dr. Pite”
이렇게 나는 의사가 다른 방에서 올때까지 그녀의 작업을 중단시키면서 내가 요즈음 호흡이 곤란한 일이 자주 있어서 좀 쉬고 싶다고 말했다. 잠시 후 Dr. Pite가 내 곁으로 다가오면서 무슨 일이냐고 묻는다. 내가 지금 간호원이 하는일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Dr. Pite는 “Look at over there” 라며 옆에 작은 스크린을 가르킨다. 그러면서 하는말이 지금 간호원이 내 어금니 크라운을 만지는것은 내 현재 이빨의 모양을 저쪽 스크린으로 전송시키는 중이었단다. 이것이 최신 장비인데 옛날 방식보다 오차 범위가 훨씬 적어서 일하고나면 만족도가 크다고 말해준다. 그러니까 간호원이 무엇인가를 내 이빨에 놓고 움직였던것이 바로 이빨 측량기였던 것이다.
내가 “으 하 하 하, 웃으며 나는 방금 간호원이 내 이빨 빼는줄알고 등골이 오싹했다.”고 말하니 간호원과 의사가 “No No No” 하며 박장대소한다. 진료가 다끝나고 침대에서 일어나는데 간호원이 다시 키득키득 웃으니 의사도 따라 흐 흐 흐 하고 웃는다. 병원문을 나서면서 그들에게 한 마디 했다.
“Sorry, I made a comedy today.”
나도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내내 웃음이 줄줄 새어 나왔다. 멀리 사는 딸아이와 하숙생도 내 말을 듣더니 “크 크 크. 으 흐 흐 흐 낄낄낄끼끼…”
인생은 이래도 저래도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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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17도 / 흐림 / 수영 / 치과 – 이빨 보수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