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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와 소설 소개
작가 가브리엘 루아는 1909년 캐나다 마니토바주에서 태어났다. 광활한 초원지대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그녀는, 1929년 위니펙사범학교를 졸업한 후 연극배우로서의 활동을 병행하며 8년 동안 교사생활을 한다. ‘캐나다 문학의 큰 부인’이라 불리며, 깊이와 감동을 겸비한 문학으로 캐나다 국내에서는 물론이고 영미문학권, 유럽문학권, 제3세계 문학권에서도 그 문학적 성취를 높이 평가받고 있는 작가이다.
1945년 『싸구려 행복』을 발표해 캐나다 작가로서는 처음으로 프랑스의 페미나상을 수상하며 일약 캐나다를 대표하는 작가로 부상한다. 1954년 긴 침묵과 고통스러운 집필 과정을 거쳐 『데샹보 거리』를 발표하고 이 작품으로 첫 번째 캐나다 총독상을 받는다.
1977년 교사생활의 경험을 토대로 집필한 여섯 편의 중,단편을 묶은 『내 생애의 아이들』로 또 한 차례 캐나다 총독상을 수상하며, 비평계의 찬사와 독자들의 열렬한 반응을 얻는다.
‘내 생애의 아이들’은 일견 사범학교를 갓 졸업한 풋내기 여교사와 초등학교의 어린이들 사이의 소박한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나는 마니토바주의 어느 시골 마을을 구석구석 다 돌아다닌 듯 했다. 가난한 이민자들 그리고 그들의 아이들이 학교에와서 일어나는 선생과의 불여화음등은 내가 45년 전에 이민와서 추운 애드먼턴에서 아이들과 함께 고생하던 생각을 떠 올려 주었다.
영어를 못해서 엄마 치맛자락에서 떨어지지 않는 플랑드르 아이들 / 아버지 손에 매달린 채 온통 눈물에 젖은 얼굴로 쳐다보고 있다. 모국어인 이탈리아말로 아버지에게 ‘저를 버리지 말라고, 하나님께 비나니 제발 버리지 말라고! 애원하는 아이 / 마늘냄새와 올리브유 냄새가 베어있는 아이. /
이 소설을 특정짓는 가장 중요한 조건은 황량하고 광대한 평원의 한 구석에 자리잡은 주무대인 학교와 그 무대를 에워싸는 사회 문화적 환경과 자연적 환경이다. 학교는 화자인 여교사와 어린 학생들이 서로 만나고 헤어지는 장소다. 어린 아이들은 매일 학교 밖으로부터 왔다가 학교 밖으로 사라지기를 거듭한다. 여교사는 교실의 자기 자리에 앉아서 아침이면 창문 밖으로 아이들이 하늘 저 밑으로 가벼운 꽃장식 띠 같은 모양을 그리며 하나씩 하나씩, 혹은 무리를 지어’ 나타나기를 기다린다. 또 저녁이면 창문 밖으로 ‘굽이돌다가 곧 끝간 데 없는 지평선 저 너머로 사라져 버리는 길’을 따라 집으로 돌아가는 아이들을 바라본다. 학교는 사랑과 인식의 출발점이다. 거기서 교사와 아이들은 서로 문자를 배우고 노래를 배우고 타자의 존재를 배운다. 그리고 무엇 보다 사랑하는 것을 배운다.
이 여교사가 이곳에서의 교사 생활을 끝내고 타지로 떠나갈때 많은 학부모들이 이 여교사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기차가 떠나가려하는데 가장 말썽 부리던 학생, 그러나 매우 특별한 메데릭이 끝내 보이지 않았다. 이 여교사는 서운한 마음을 안고 그가 나타나기를 기다렸지만 기차는 천천히 출발하고 있었다. 그때 멀리서 달려오는 메데릭, 그가 숨을 헐떡이며 달려와 무엇인가를 힘껏 기차 안으로 던져주었던 것은 한 다발의 들꽃 이었다.
‘그를 향하여 내 입에서 내 영혼 속으로 찾아오는 오직 한마디 말이 소리 없이 만들어졌다.’ “아! 메데릭! 메데릭!” 그는 투명한 하늘 높이 팔끝의 손을 쳐들었다. 지금을 위한, 그리고 영원한 날들을 위한 것으로 보이는 손짓이었다. 기차의 그 다음 곡선이 영원히 내 시야에서 그를 앗아갔다. 나는 무릅 위에 얹어놓은 꽃다발에 눈길을 던졌다. 보드라운 풀줄기가 리본처럼 주위를 둘러묶고 있어서 아직 풀어지지 않고 있었다. 섬세한 향기가 베어들었다.
그것은 태어나나마자 벌써 죽어가기 시작하고 젊고 연약한 여름을 말해주고 있었다.
** 문체가 너무 아름답고 영혼을 다 씻겨주는 매우 품격있는 소설이다. 강추
작가 가브리엘 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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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12도 / 비가 폭풍을 몰고 밤에도 괴성을 지르는 바람에 잠이 깰 정도였다. / 집 정원 굵은 나무 가지도 뚝 부려져있다. / 교회 다녀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