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ach Drive. E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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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 수영장에서 연휴라 며칠 못 본 얼굴들이 반갑다고 인사들을 한다. 쵸코렛 많이 먹어서 배 나왔다며 배들을 두들긴다. 여기 문화는 ‘아니요, 아니요’ 하면서도 가족 모임이나 명절에는 꼭 쵸코렛을 먹는다. 그러면서 살찐다고들 난리니… 흠…
Hot Tub에서 처음보는 할마시가 말을 건다.
“여기 얼마나 자주와요?”
“나는 주 5일은 기본이고 주말에도 가끔은 나 혼자 수영와요. 당신은요?”
“나는 주 2회 정도와요.”
이렇게 첫 인사를 나눈 후 무슨 말 끝에 그 할마시가 내가 어느나라 사람이냐고 묻는다.
“I am Korean” 이라고 말하니 할마시가 “오… 글쿤요. 잘 구별이 안가요.”
“나도 당신네들 얼굴 다 비슷비슷해서 헷갈려요.” 하면서 둘이 까르르 웃었다. 이어 그 할마시가 자기가 White 이라고 말하더니 어느듯 음찔 하면서 아 아니. ‘코케이젼’ 이렇게 말해도 되는지?” 하기에 내가 “I am Yellow” 하면서 둘이 또 까르르 웃었다. 그 할마시가 내게 “있잖아요. 옛날에 우리들이 이런 노래를 불렀어요. “‘백인 황인 흑인 다 하나님이 사랑하신다.’ 그런데 요즈음은 그런 노래도 함부로 부르면 안돼죠.” 우린 서로 고개를 끄덕거리며 그 뜻을 안다는 시늉을 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늙어가는 사람들의 입에서는 너 나 할 것 없이 ‘아프다’는 소리가 자연스럽게 입에서 세어 나온다. 대체적으로 연골이 닳아서 손가락, 무릅, 팔꿈치, 다리, 어깨등등의 통증들을 호소한다. 옛날 같으면 다 무덤속에 들어갔을 우리 나이니 아픈것 감수 하면서 살아야한다. 평생 써 먹었으니 몸도 큰 소리 칠 만하다.
낮에 수영장에 오는 팀 중에 장애인들도 오는데 특히 스스로 걷지도 서지도 앉지도 못하는 이가 오는 날이면 마음이 무겁다. Hot Tub에 들어올때도 도르레로 묶어서 내려와서 두어 사람의 도움을 받아 더운 물 속에 약 15분 정도 잠겨있다가 다시 도움을 받아 의자에 앉혀진다.
오늘하루 운전하고 수영장 다녀 온 것 만으로도 더 없는 축복의 날이었다.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자리에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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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11도 / 맑음 / 수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