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직장인들의 대부분이 편안한 운동화를 신고 다니는 것이 특이했다. 과거 모두들 번쩍 거리는 구두를 신고 다녔는데 한국도 이제는 케쥬얼하게 옷 입고 근무 하는 것 같다. 정장 차림에도 예쁜 운동화들이 잘 어울린다. 모두들 잘 생겨서 흐뭇~ (우리나라 사람들이 이렇게 잘 생긴 유전자를 갖고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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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 김미혜집사를 만나러 지하철을 탔다. 시간이 5시경이라서 퇴근 시간이었다. 지하철은 거의 만원이었고 나는 안으로 들어가서 손걸이를 잡으려고 했다. 양쪽으로 각각 등을 돌리고있는 젊은 이들을향해 “죄송합니다. 좀 지나가게 해 주세요.”라고 두어번 말해도 모두들 꼼짝 안 한다. 헐 헐 헐~ 남의 말을 이렇게 안 듣는 젊은 것들이 있어. 속으로 씩씩거리며 다음 정거장까지 가고 있었다. 나는 혹시 넘어질까봐 노심초사 발에 힘을 꽉 주고 정신을 모았다.

사람들은 모두들 요지부동이다. 자기 자리에서 누가 비좁게 서 있는지 아랑곳 하지않고 전화기만 들여다본다. 헐~

몇 정거장 가다가 마침 내 앞에 자리가 나서 얼른 다가가 앉았다. 몇 달 전에 한국 방문했던 분이 염치를 차리다가 자리를 뺏겼다는 글을 읽었기 때문에 나는 내 몸이 힘들기 때문에 염치를 차리지 않기로 했다. ^^

의자에 앉아서 젊은이들의 동향을 살펴보니 99.9%가 전화기에 매달려있다. 우와~ 그런데 귀에 모두들 레시바를 꽂고있는것을 보고 그들이 왜 내가 몸 좀 움직여 달라고 했을때 듣지 못했는지를 알게됐다. 이래저래 요즈음 Z세대들을 들을귀를 아예 막고 살고 있다. 안 듣고 싶고 안 들으려고 한다. 한숨이 세어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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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혜집사가 대표로 일하는 ‘위스콘신대학교 한국사무소’를 찾기위해 봉은사 역에서 내렸다. 빌딩의 숲이 높아 글을 읽을 수 없어 두리번 거리는데 마침 지구대가 보인다. 담배를 피우기위해 밖에서 있는 젊은 경찰에게 물으니 바로 전화기로 검색을 한 후 옆 건물이라며 친절히 알려준다. 십 여년 만에 만난 우리는 넘 반가워서 어쩔줄을 몰랐다. 여전히 건강한 모습의 김집사는 사무실 접견실로 나를 안내했다. 김대표는 위스콘신 주립대학에 한국 학생들을 연결해 주는 일을하고 있다. 과거 빅토리아 대학에서 공부한 것이 이 사업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한다. 위스콘신 대학에 일년에 두 차례 정기 컨퍼런스에 참석한다고 말해준다.

뭘 먹고 싶냐는 말에 갈치구이를 먹고 싶다고 말 했더니 근처에 갈치 구이 하는 집이 있다며 나를 데리고갔다. 갈치와 알찌게등을 한상 가득히 오더해 주었다. 트레픽을 피한 후 여의도까지 운전해 데려다주고 간 미혜님 점말 감사드린다.
봉은사 역 화장실에서 고장난 카운터 탑위에 놓여있는 이 사인판을 보았다. 과거에는 보지 못 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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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29도 / 잠 자다가 더워서 이불을 걷어내다. / 오늘 낮에는 미리 오더한 그림을 가지러 대전에서 올라오는 자매를 만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