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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1974년 쯤 이었으니까 아주아주 옛날 얘기다. 아이들 아빠는 공군사관학교 졸업생으로 영어를 아주 잘 해서 주한 미 공군 4 Star Murphy 장군의 부관으로 임명됐었다. 그 자리는 동기생들 특히 그들의 아내들이 가장 부러워했던 보직이었다. 당시 미국이라 나라는 우리에게 우상 이였고 영어로 말 한 마디만 할 줄 알아도 뭐가 큰 일을 한 것 처럼 여기던 때 였다. 우리는 자주 장군 파티에 초청받아 갔었는데 그 당시 정계 재계의 유명인사들도 많이들 참석해서 나는 가까이서 그들을 보곤했다.

어느날 파티에서의 일이다. 그때 한국측에서는 공군참모총장인 주영복장군부부가 참석했고 그 외 그분보다 조금 낮은 계급의 공군장교 부부들이 많이 참석했다. 식사가 끝나고 음악이 흐르기 시작하는데 어느 젊은 미공군 장교가 나와서 폭 댄스 시범을 몇 번 보여주면서 아주 쉽고 계속 반복되니 모두들 즐겨달라는 당부를 하고 들어갔다.

흥겨운 음악이 흘러 나오니 미국측 부부들은 모두들 리듬에 맞추어 춤을추기 시작했는데 한국측 부부들은 어리둥절 할 뿐이었다. 특히 한국 아줌마들은 영어를 못 알아들으니 이찌 춤을 출 수 있을까. 모두들 구석으로 숨기 바쁘다. 다행히 나는 그 폭 댄스를 한 번 추어 본 경험이 있어서 자연스럽게 폭 댄스 대열에 끼어 춤을 출 수 있었다. 그런데 신나게 추던 폭 댄스 음악이 끊어지더니 일반 댄스 곡이 나온다. 나는 일반 춤을 출 줄 몰라서 나 역시 뒤로 물러서서 남의 춤 추는것을 구경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General Murphy가 내게 다가오더니 손을 내민다. 헐~ 나는 손 사례를치며 장군에게 서양춤 스텝을 못 밟는다고 말했다.

“I am sorry I can’t American dance”

“Then, I will dance American you dance Korean” 이라며 자기는 미국춤 나는 한국춤을 추면 된다며 못 춰도 된다면서 내 손을 잡아끈다. 나는 평소 엄마로부터 어디가서 주삣주삣 하지 말라는 소리를 수없이 들어오고 있었기 때문에 ‘호 호 호’ 웃으며 “Okay I will try” 이렇게 시작된 나와 장군의 춤은 미국과 한국을 섞어서 기가막히게 잘 돌아갔다.

춤 추는 일이 끝나고 칵테일 파티를하는데 주영복장군 부인이 곁에 있어서 내가 인사를 건네면서 “Hi, Mrs. Joo” 라고 인사를 했다. 그 다음 날 공군관사에서는 어제 저녁에 있었던 파티 분위기가 화제가 됐단다. 내가 장군과 춤 추던 일 그리고 장군과 영어로 대화를 하던 것 등등이었다고 한다. 그러더니 친한 선배 부인이 잠시 망설이더니 내게 다가와 말했다.

“어제 파티에서 주영복장군 사모님에게 Mrs. Joo라고 말 했다면서요?”

“네에, 그게 뭐 잘 못 됐나요?”

“아이고, 사모님이라고 말 해야지요.”

“네에? 미국장군이 곁에 있어서 영어로 Mrs. Joo라고 말했어요. ‘Joo 사모님’ 이라고 말하면 알아들었을까요? Mrs.가 얼마나 큰 존칭인데 그러세요? 어 허 허 허”. 보통 남편 계급이 자기네 남편보다 높으면 아줌마들이 아랫것들을 함부로 다루곤 하는데 그날 이후로 공군 관사 윗 계급의 아줌마들이 아무도 나를 함부로 대하지 못했다. 나에대한 소문이 굉장하게 났다고 한다. 아이들 아빠 계급이 고작 대위였는데 내가 높은 양반들 싸모님에게 겁 없이 떠들었던 모양이다. 그러나 내가 뭐 잘못한 것 없는데 왜 굽실거려! 모르는것은 지들인데.

말은 적게 그러나 위력있고 정확하게 말하기 그렇게 살면 나를 건드릴 사람은 아무도없다.

사인끝남
새로 머리올린 데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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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21도 / 맑음 / 교회 다녀옴 / 편안한 하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