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ippers 시내틀 도착 : 배에서 내려 출입국으로 들어가고 있는 중 (약간 불안한 마음을 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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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네가 사는 시애틀을 가기위해 빅토리아에서 Clippers 배를 타려고 줄을섰다. 내 차례가되어 officer 에게 내 여권을 내미니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내 얼굴을 사진기에 가까이 대 보라고 말한다. 나는 그가 말 한대로 얼굴을 사진기 가까이 대면서 평소에 하지 않던 일이라서 의아해 했다.

출입국 관리인이 나를 보더니 여권이 지난것이란다.

“What? really? Oh, my goodness?”

참으로 난감했다. 어제 밤에 여권을 무심이 가방에 집어 넣었는데 새것을 안 넣고 지난것을 넣어왔다. 한국도 다녀온지 얼마 안되는데 우째 구 여권을 가지고 왔단 말인가. 기가 막혔다. 그렇다면 오늘 아들네 가는것은 불가능한것이 자명하다. 다시 집에 다녀올 시간은 어림도 없다. 빅토리아는 지금 한창 관광시즌이라 온 세계 사람들이 다 모인듯 사람 꽃 송이들이 너풀 거리는 듯하며 트래픽이 심하다.

내가 절망적인 얼굴로 서 있으니 관리인이 내 구 여권을 가지고 컴퓨터를 친다. 뭔가 알았는지 그가 내게 묻는다.

“새 여권 만든것은 언제입니까?”

“2016년이구요 10년짜리니까 2026년에 만기예요.”

나는 기억력이 별로 없는 사람인데 어찌 이 연도수는 정확히 기억이난다. 관리인이 컴퓨터를 다시 들여다 보더니 내 말이 맞는지 구 여권을 내게 주면서 말한다.

“이번에는 통과해 드리지만 다시는 이런 실수를 하지 마세요. 집에있는 구 여권은 버리세요. 왜 그것을 가지고 있어요. 아무 쓸데 없는 것을.”

“잠간만요, 들어가기는 하는데 내가 캐나다로 올때는 또 문제가 되겠지요?”

“아하, 당신이 캐네디언이니까 들여보내 줄꺼예요.” 하며 벙긋 웃는다.

이리하여 십년 감수하고 배를 탔다.

그런데 마지막 시애틀에서 또 한번 여권 검사가 있지않은가. 배가 점점 시애틀로 가까이 다가오니 약간 불안하다. 그러나 굳게 믿음을 가져본다. ‘설마 나를 빅토리아로 되돌려 보낼까? 아니겠지’ 하면서

시애틀 출입국에서 드디어 내 차례가 왔다. 내가 아무 걱정 없는 사람처럼 구 여권을 내 밀었더니

“다른 document 없냐고 묻는다.” 나는

“Sorry i didn’t bring new pass port” 라 대답했다. 그가

“Your pass port has been expired.”라 말 한다. 내가

“Yes, I know it” 그가 기가 막힌듯이 나를 쳐다본다. 내가 그에게 말했다.

“집에서 잘 못 집어 왔어요. 그런데 빅토리아에서 들어올때 officer가 컴퓨터로 내가 신 여권을 가지고 있는것 확인하고 입국 시켜 주었어요.” 그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들어가란다.

마중나온 딸이 (딸이 오빠집에 이미 와 있었다.) 내가 나오자 휴~~ 하며 반가운듯 맞이한다. (캐나다에서 이런 사실을 미리 전화로 말해두어서 딸도 여간 여려하지 않고 있었단다.)

그런데 이 글을쓰는동안도 여권 expired 된것 가지고 이렇게 편하게 미국으로 들어왔다는것이 너무나 신기하다. 참 오래 살다보니 별 일을 다 본다.

그러나 저러나 빅토리아에서 말 한 그 관리인 말대로 오래된 여권은 버리지 않고 왜 가지고 있어야 했는지… 도움이 안되는것을 말이다. 아마도 나 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그럴 것 같다.

** 필요없는 지난 여권 뿐 아니라 우리 집에는 버려야 할 것들이 무수히 많다. 이번에 집에가면 세세히 찾아 버려야겠다. 물건 뿐 아니라 버려야 할 나쁜 생각도 그렇고 남을 미워하던 생각까지 몽땅 털어 다 버릴 것이다.

날짜지난 여권 때문에 큰 것 배우고 아들집에 무사히 잘 와서 손자 손녀와 사진부터 한장 찰칵. 며늘아이가 happy face 와 serioue face 두가지를 주문해서 우리는 그렇게 포즈를 취했다.

건강하게 잘 자라나고 있는 꽃 나무들 때문에 이 밤이 매우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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